안방극장에 촌스러움을 앞세운 개그맨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양상국과 김기리의 이야기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양상국과 김기리는 각기 다른 ‘촌빨’로 시청자에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양상국은 경상남도 김해 출신. 양상국은 ‘개콘’ 코너 ‘서울메이트’에서 본토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코너 ‘네가지’에서 ‘촌티 나는 남자’ 캐릭터로 본격적인 인기 몰이를 했다.

특히 1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코너 ‘네가지’에서 그의 ‘촌티 나는 남자’ 캐릭터는 시골의 생활방식을 읊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이에 양상국은 코레일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됐다. 양상국은 소속사를 통해 “고향을 떠나 사는 시골 사람들이 집에 자주 갈 수 있게 열심히 홍보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양상국의 촌스러움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도 적중했다.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 남자의 조건’에서 양상국은 편안한 트레이닝복차림으로 지렁이를 키우거나 멤버들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 시골에서 지내는 부모와 오랜만에 만나 눈물짓는 진정성 있는 모습 등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또한 김기리는 코너 ‘전국구’를 통해 난해한 남자친구 패션을 선보이며 시청자에 큰 임팩트를 남겼다. 김기리는 코너 ‘불편한 진실’에서 김지민과 합을 맞춰 각종 로맨틱한 남자의 패턴을 섭렵, 오글거리는 연기 1인자로 우뚝 섰지만 20세기말 패션으로 무장하고 ‘이제부터 내가 진정한 멋을 알려준다’고 외치는 모습 또한 전혀 낯설지 않게 시청자의 시선 몰이에 성공했다.
김기리는 커다란 벨트와 포인트 염색, 일수가방, 쫄바지, 양말에 샌들, 승마바지, 실크남방 등 과거의 패션 아이템을 멋들어지게 소화하며 뻔뻔한 표정으로 폭풍 웃음을 선사, ‘뭘 해도 되는’ 개그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기리의 세기말 패션과 양상국의 시골 풍경을 소재로 한 개그는 ‘그땐 그랬지’라는 지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주력 소비 계층으로 자리 잡은 809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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