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스타들이 소속사 혹은 인터넷을 통해 고개를 숙이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논란 후 해명 혹은 사과.
사실 이 같은 일들 대부분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전후로 발생한다. 방송에서 다소 경솔한 발언을 하거나, 후폭풍을 불고 올 센 발언을 하면 어김없이 화제가 됐다가 논란으로 불똥이 튄다. 그리고 당사자와 소속사는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늘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있는 한 연예인은 지난 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비호감형 연예인이 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토크쇼에 출연하면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조금 부풀려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서 “당연히 다음 날 인터넷 뉴스에 달려 있는 악성댓글들을 보면 상처를 입는다. 그래도 편집이 돼서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보단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은 비단 주목받고 싶어하는 스타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재미를 위해, 그리고 홍보를 위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부추겨야 하는 제작진도 책임을 면피하기엔 쉽지 않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출연진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다. 이미 시청자들은 강력한 이야기에 질릴 대로 질린 터다. 제작진은 스타들에게 더 세고, 섹시하고, 강한 발언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스타들은 재미를 위해, 그리고 주변의 부추김에 의해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강한 이야기들을 내뱉는다.
제작진은 스타가 화제가 될 만한 강한 발언을 했다 싶으면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이들이 프로그램 홍보 목적으로 스타의 발언을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하면서 논란은 확대 재생산된다.
최근 보도자료로 피해를 본 정가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지난 6일 남자 출장마사지를 집으로 부른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은 언제나 그랬듯이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 제작진이 녹화 당시 정가은이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결국 정가은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받은 건 시각장애인 출장 마사지도 아니고 무자격증 불법 마사지도 아닌 카이로프락틱이라고 하는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출장마사지 논란으로 엉뚱하게 번진 자신의 발언을 진화했다.
현재 토크쇼는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가리지 않고 ‘흑역사’라고 불릴만큼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다. 제작진은 그 나물에 그 밥이 된 토크쇼에서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스타들을 ‘모시기’ 위해 치열한 섭외 전쟁을 치르고, 스타들의 숨겨진 강력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들들 볶는다.
섭외에 응한 스타들은 제작진의 압박에 못이겨 자의든 타의든 화제가 될 만한, 심지어 논란을 감수하고 연일 폭탄발언을 한다. 말실수와 논란, 그리고 사과라는 악순환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힐 수밖에 없는 연예계가 더욱 씁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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