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표 스피드 야구, 한 차원 업그레이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11 06: 21

넥센의 스피드 야구가 한 차원 더 진화한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스피드 싸움에 지지 않을 작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차려진 넥센의 스프링캠프. 특징이 하나 있었다. 바로 투수들과 야수들이 같은 곳에서 이른바 '시츄에이션' 훈련을 함께 한 것이다. 보통 투수-포수-야수조로 나뉘어 훈련하는 게 일반적이다. 라이브 게임 때 투수·야수가 직접 부딪치지만 넥센은 투수들의 라이브피칭과 주자들의 주루훈련이 동시에 치러졌다.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45) 감독은 "투수와 야수들이 함께 연습하며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서로 느끼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며 "투수는 주자를 묶어 두는 홀딩 연습, 주자는 스타트 타이밍을 연습하는 것이다. 상황을 만들어 서로 약점을 파고드는 것인데 투수와 야수들간의 직접적인 연습을 통해 선수들이 느끼는 점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주루코치로 활약하며 넥센을 일약 팀 도루 1위(179개)에 올려놓은 염경엽 감독은 올해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된 스피드 야구를 꿈꾼다. 염 감독은 "주루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시도를 할 것이다. 작년에 함께 한 심재학 작전주루코치는 보는 눈이 좋다. 주루에서 주문한 게 많아 부담도 있겠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아는 코치"라고 믿었다. 
선수들도 "심재학 코치님의 머리가 많이 아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염 감독은 주루에 있어 섬세하다. 염 감독은 "올해는 베이스턴을 짧게 가져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작년에도 연습했지만 조금 부족했다. 단순히 도루 개수 뿐만 아니라 원히트로 투베이스를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도루보다 그런 상황이 더 많고 중요하다"며 원심력을 활용한 베이스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하나는 수비에서 상대의 스피드를 억제시키는 것이다. 넥센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역으로는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한 팀이었다. 무려 172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저지는 56차례. 도루저지율도 20.4%로 리그 최하위였다. 
염 감독은 이같이 저조한 도루저지율을 높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염 감독은 "도루 허용을 포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도루 허용은 70% 정도 투수에서 비롯된다. 주자에게 미리 폼을 알려주고 퀵모션이 느린데 어떻게 포수가 도루를 잡겠나. 투수는 1.30초, 포수는 2초, 주자는 3.3초 내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포수가 투수를 위해 도와주는데 투수가 자기 던지는 것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 투수도 포수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팀웍"이라는 말로 투수·포수의 공동의식을 거듭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주루코치 출신답게 공수에서 스피드 활용의 극대화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선수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염경엽표' 넥센의 스피드 야구가 공수에서 한 차원 더 진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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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프라이즈=곽영래 기자 soul10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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