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우승' 꿈꾸는 최용수, 그가 변화 없이 조용한 이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11 08: 28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절대 변화를 주지 않는다".
감독 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정식감독이 된 첫 해 K리그 우승을 이뤄낸 최용수 FC서울 감독(40)은 조용한 겨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결실을 일궈내고도 최 감독은 "언젠가는 꼭 누리고 싶었던 영광을 조금 빨리 누린 것뿐"이라며 차분하게 답했다. "스포츠는 '적자생존'이다. 나와 선수들 모두 부담감을 극복하고 더 강해져야 한다"는 채찍질도 곁들였다.
서울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에서 최 감독은 본격적인 팀 담금질에 들어갔다. "우승을 한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되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고 운을 뗀 최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이 바로 그것이다. 울산, 성남 등이 이미 그 목표를 이뤘다.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더 큰 목표를 외친 것에 비해 서울은 비시즌 동안 가장 조용했던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서울은 경남에서 뛰었던 공격수 윤일록을 영입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다. 지난 시즌 2위에 그친 전북이 리그 정상급 선수를 대거 영입한 것과는 정반대다.
최 감독은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절대 변화를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다. 축구도 확률 싸움이다. 어느 지역에서 골이 잘 터지면 그 쪽에서 계속 슛을 하는 게 골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것처럼 지난 시즌 잘했기에 이번 시즌에 큰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주장직을 반려하려는 하대성에게 극구 다시 주장을 맡긴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상대의 전력 변화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우리 팀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데 집중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였기 때문에 만족한다"는 최 감독은 "우리 팀은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다. 데얀(몬테네그로)과 몰리나(콜롬비아)는 막강한 공격력으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어준다. 미드필더 하대성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이들을 돕는다. 골을 넣어 많은 인기를 얻은 선수를 질투하거나 시기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서울의 '끈끈한 조직력'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도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한 최 감독은 "골이 많이 터져야 축구 팬이 늘어난다"며 웃었다. 축구를 숫자 0,1,3의 싸움으로 표현한 그는 "승점 0점, 1점, 3점이 매 경기마다 반복되는 게 참 재밌다. 감독이라는 위치는 승점 3점을 반드시 가져와야만 하는 자리다. 승점 3점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올 시즌 출사표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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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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