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윤택, 믿음직한 리더였고 설레는 아빠였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2.11 22: 44

11일 위암으로 숨진 임윤택은 엠넷 '슈퍼스타K3'의 우승을 거머쥔 울랄라세션의 리더로, 당시 음악과 퍼포먼스를 총지휘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한 주역이었다. 향년 33세.
그는 '슈퍼스타K3' 초기부터 이슈메이커였다. 뛰어난 노래 솜씨에 위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큰 이슈를 모은 것. 박진영의 '허니', 이승철의 '서쪽 하늘' 등의 인상적인 무대를 남긴 그는 위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무색케하는 완벽한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투병 중인 다른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돼주는 존재였다.
임윤택을 향한 다른 멤버들의 신뢰도 상당했다. 박승일, 김명훈, 박광선 등 세 멤버는 '슈퍼스타K3' 우승 후 인터뷰에서 "상금은 윤택이 형이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수 있도록 쓰게 하고 싶다"면서 "치료비 말고, 여행비로 다 썼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승일은 "우리가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것은 모두 윤택이 형 때문"이라면서 "상금 전액을 윤택이형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의 행보도 모두 임윤택의 뜻을 따랐었다. "우리가 함께 한다는 조건으로, 라면과 같이 친근한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기획사에 가더라도 사장님이 아닌 윤택이형의 말을 들을 것"이라던 이들은 울랄라컴퍼니라는 회사를 세우고 독자행보를 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3살 연하의 헤어디자이너 이혜림씨와의 결혼으로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그는 결혼식에 앞서 "내 건강 때문에 많은 고민에 고민을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어머님이 용기를 줬고 내가 여자친구에게 '부모님을 만나러 가도 되냐'고 말하며 프로포즈했다"면서 "내 예비 신부는 조용하고 책을 많이 읽는 차분한 스타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내 부족한 점을 꼬집어 주는 훌륭한 사람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혼식 당시 임신 중이었던 신부는 지난해 10월 딸을 출산했다. 임윤택은 앞서 KBS '승승장구'에 출연해 "나도 내가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역시 미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힘들면 기댈 곳을 찾게 되더라. 아내와 아이에게 큰 힘을 받고 있고, 특히 아이가 생기면서 살아야겠다는 목표와 이유가 확실하게 생겼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씩씩하게 버텨내던 그의 건강이 악화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소속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혀왔었다. 지난 1월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8회 2013아시아모델상시상식‘에서 인기가수상을 수상한 그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마른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의 걱정을 샀지만 소속사는 "평소와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 새 앨범을 작업 중으로, 오는 3월경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황이 안좋아진 건 지난 8일. 신촌의 한 병원에 입원한 그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결국 11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멤버들은 설 연휴 내내 곁을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엠넷은 오는 12일 회의를 거쳐 추모 방송 등을 준비할 예정. 새 앨범 및 멤버들의 활동은 모두 중단됐다. 동료 연예인들은 트위터를 통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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