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브라운관에 보이지 않으면 분명 어디에서 놀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빗나가기 일쑤다.
지난 한 해, 긴 휴식을 가진 루시드폴의 경우가 그렇다. 전파를 통해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루시드폴은 누구보다 바쁘게 2012년을 보냈다. 그리고 오는 4월 2일부터는 4주에 걸쳐 ‘목소리와 기타 2013’을 연다. 한 달에 총 24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셈인데 여간한 성대가 아니고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저야 노래가 조용하고 하니까….(웃음) 진짜 힘을 써서 노래해야 하는 사람은 힘들겠죠. ‘목소리와 기타’는 올해로 세 번째 공연이에요. 시즌3인 셈이죠. 다른 건 몰라도 ‘목소리와 기타’ 공연은 계속 하고 싶었어요. 저는 기타로 곡 쓰고 노래하는 사람이고, 또 관객과 가까운 곳에서 노래하는 것이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콘셉트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공연과 맥을 같이 한다. 루시드폴의 목소리와 기타 연주가 주를 이룰 예정.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건반 연주자가 합세해 더 풍성한 멜로디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약속이다. 시기도 여름에서 봄으로 조금 당겨졌다.

“전에는 늦여름부터 시작하는 걸로 시기가 맞춰졌는데 한 해를 쉬었더니 봄에 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올해 계획을 짤 때 봄에 ‘목소리와 기타’를 하고 여름에 앨범을 준비해서 가을에 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겠지만 10월쯤에 앨범을 내고 공연을 길게 해볼까 싶기도 해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루시드폴은 벌써 2013년의 끝까지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간 계획도 힘든 이들이 대부분이건만 그는 벌써 연간 계획을 세워놓았다.
“계획을 세우면 대체적으로 지키는 편이에요. 제가 빡빡하게 세우는 편이 아니거든요. 대충 앨범을 준비하면 언제쯤이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정도예요. 공연하고 그러면 여름이 지나갈 것 같고 앨범이 나오면 한해가 다 가겠다는 대강의 윤곽이죠. 그 와중에 책을 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요.”
별 것 아닌 것처럼 말하지만 루시드폴은 이런 방식으로 여러 계획들을 현실로 옮기고 있다. 지난 1월 첫 소설 ‘무국적요리’를 발간하며 작가로 활동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이번 공연에서는 포토그래퍼라는 명함을 하나 추가할 예정이다.
“거창하게 작품 전시회는 아니에요. 공연장에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전시하려고 해요. 아직 뭘로 할지는 안 정했고요. 제가 프로페셔널하게 찍는 사람은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취미로 조금씩 찍어왔던 거예요. 전시 내용이 뭐가 될지는 고민 중이에요.”

가수로서는 한 해를 쉬었지만 어찌됐든 루시드폴은 소속사에서 가장 바쁘게 지내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2012년 갑작스럽게 부지런해진 페퍼톤스 덕분에 추월당하긴 했지만 여전히 바쁜 축에 속한다.
“2012년까지 바쁘게 살았어요. 그랬더니 지난해에는 좀 쉬고 싶었더라고요. 그래서 공연도 안하고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기를 가졌죠. 그게 저한테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음악적인 욕구가 생겨서 리프레시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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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