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vs 런닝맨’ 설특집 볼 날이 올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2.12 08: 14

[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서로 여행지 찾고 미션하기고 힘든데 같이 가서 따로 편집하면 안 되나?’
과 가 한창 여행을 다닐 때의 일이다. 이날도 ‘1박2일’ 촬영을 어딜 갈지, 가서 또 뭘 먹고 뭘 하고 놀지 힘겹게 아이디어 회의를 하던 중 누군가가 꺼낸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진짜로 성사됐다면 말이다.
 이때 실제로 카메라 촬영팀이 같기도 했고 여행지 답사 중 ‘패밀리가 떴다’ 팀을 보기까지 했으니 영 터무니없는 소린 아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2013년 올해. 설 특집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 이 같이 게임을 한다면 진짜 재밌을텐데…. 이런 게 진짜 특집 아닌가?’ 라고.

영화 가 나오 게 한 힘
 우린 가끔 실제 이뤄지긴 힘들지만 DNA가 같은 라이벌들의 대결을 상상한다. ‘람보’와 ‘코만도’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태권 V와 마징가 Z’가 싸우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라고. 실제로 얼마 전엔 무적의 외계생명체 둘이 싸우게 되는 영화 가 개봉되기도 했다.
 추격전에는 이골이 난 멤버들과 영화 같은 추격전 특집으로 재미를 줬던 멤버들이 함께 모여 추격전을 벌린다면 어떤 재밌는 일들이 벌어질까? 그 재미는 1더하기 1처럼 산술적인 것을 넘어서 생각지도 못한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기대가 되는데 실제로 이 상상이 실현된다면 프로그램 제작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이슈가 될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예능의 역사에 남을 만한 특집이 되지 않을까?
한 배에서 난 쌍둥이도 다르다는데.
 한 회분의 방송을 만드는데 하루 이상의 촬영이 소요되는 두 프로그램에서 어떤 장면들이 살아남아 안방으로 전해질까? 그것을 선택하는 건 온전히 프로그램을 편집하는 PD의 몫이다. 편집 방향에 맞게 장면을 고르고 음악을 선택한다. 그리고 자막으로 편집의 의도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같은 원본 테이프를 가지고 편집한 두 프로그램은 어떻게 다를까? 그 차이를 보고 느끼는 것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물론 편집을 할 PD들의 입장에선 굉장한 부담이 되겠지만 말이다.
 과 의 조인트 촬영 혹은 과 의 단체 여행은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러나 요즘처럼 장르간의 경계가 사라져 다큐가 예능스러워지고 다큐를 표방한 예능이 생기는 것처럼 방송사 간의 경계를 없애는 대인배 연출이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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