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못했으니 더 열심히 해야죠".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 아넥스필드. NC 투수 최고참 송신영(37)이 불펜피칭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쉼 없이 공을 던지고 또 던졌다. 공 하나 하나를 던질 때마다 신중했다. 1구, 1구 채워진 공은 어느덧 140개에 달했다. 그제서야 송신영은 불펜피칭을 끝냈다.
피칭을 마친 후 비오듯 흐르는 땀을 닦고 언더셔츠를 갈아 입은 송신영은 "지난번 불펜피칭에서는 160개를 던졌다. 이곳에서 꾸준히 투구를 늘리며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이렇게 많이 던지는 것은 현대 시절 이후 처음이다. 현대 때는 선발과 중간을 모두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공을 던져야 했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어느덧 팀 내 투수 최고참이 된 송신영이 데뷔초처럼 많은 공을 던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명예회복이다. 그는 "작년에 야구를 못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라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내가 못했으니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맞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은 꾸준함의 상징인 그에게 상처였다.
송신영은 지난해 한화에서 FA 계약 첫 해를 맞이했다. 주위의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24경기에서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4.94. 블론세이브가 2개 있었고, 피안타율이 3할7푼4리로 내용도 안 좋았다. 24경기-23⅔이닝은 1군에 데뷔한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경기-이닝수으로 송신영답지 않았다.
결국 시즌 후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고, NC로부터 특별지명을 받아 다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이것이 그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계기이자 자극제가 되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이자 필승맨으로서 송신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기대를 걸고 있고, 어린 후배들과 함께 하는 송신영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 마음 편하게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분위기가 정말 좋고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훈련 강도가 높지만,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며 몸과 마음이 젊어지고 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베테랑인 그에게 알아서 페이스 조절을 맡기고 있다. 송신영은 "코치님들께서 나에게 페이스 조절을 맡겨놓으신다.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며 투혼을 불살랐다.
당장 실전 투입이 가능한 몸이지만 송신영은 대만으로 넘어간 2차 전지훈련 때부터 실전 마운드에 오를 예정. 투수 최고참이지만 불펜 피칭에서 140~160구를 던질 정도로 독하게 훈련하는 모습에서 부활의 의지를 읽힌다. 송신영이 살아난다면 NC의 이기는 경기 지키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팀 승리를 지키는 모습이야말로 송신영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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