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은 생각한 적 없다".
LA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선발 경쟁 승리를 다짐했다. 류현진은 13일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의 투수-포수조 스프링 캠프 개막일을 맞아 공식석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러닝과 캐치볼로 가볍게 몸을 푼 그는 한국과 미국 취재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특히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던질 수 있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는 "그런 생각한 적 없다"는 단호한 말로 선발진 잔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류현진과 일문일답.
- 공식 훈련 첫 날인데 어떤가.

▲ 전체 투수들이 모여서 첫 운동을 했다. 며칠 전부터 계속 운동을 했기 때문에 큰 차이없이 비슷하다. 다만 준비하는 과정과 페이스는 한국보다 조금 늦다. 한국에서는 지금쯤 거의 피칭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천천히 하고 있다. 피칭 개수가 많지 않고, 페이스가 늦는 편이다.
- 메이저리그 훈련장 시설을 써보니 어떤가.
▲ 아무래도 한국과 많은 차이가 있다. 운동을 하더라도 시설이라든지 캠프장 크기가 전혀 다르다. 라커룸 자리나 공간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크기가 훨씬 더 넓다. 한국은 라커에 TV가 있는데 여기는 없고, 선수들의 분위기도 조금 다른 것 같다.
- 선수들과 의사소통은 어떻게 잘 되는가.
▲ 간단한 인사와 의사소통 정도만 가능하다. 말이 길어지면 잘 못 알아듣는다. 영어 수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부터 한국에서 강사를 초빙해 영어를 가르쳐준다고 한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되기에 라커룸에 들어가면 내 자리부터 찾는다. 라커룸에선 조용히 있는다. 언어가 안 돼 조심스럽지만 아직 크게 놀란 일은 없다.
- 한국에서처럼 시즌 중에는 불펜피칭을 하지 않을 것인가.
▲ 특별히 변화를 줄 건 없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낟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다. 부상만 없으면 된다. 불펜투구는 지난번에 불펜투수코치와 이야기했다. 시즌 중에는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코치도 편하게 해도 된다고 답했다.
- 돈 매팅리 감독은 선발이 8명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 캠프를 시작했으니 무리하지 않되 보여줄 건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경쟁은 당연한 것이고, 경쟁에서 이겨 높은 순번의 선발로 올라가겠다. 시범경기가 한국보다 많은데 그 때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 보고싶었던 선수는.
▲ 루이스 크루즈와 많이 친해졌다. 크루즈는 자기가 직접 한글로 번역되는 것을 다운받을 정도로 의사소통하는데 있어 많이 도와준다. 크루즈도 멕시코 사람이라 처음에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더라고 하더라. 보고 싶었던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맷 캠프다. 다들 날 반겨주고 있다. 선수들이 '류'라며 편하게 불러준다.
- 최근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 아침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오전에 운동이 끝나면 오후에는 여가시간을 가지며 쉰다. 스스로 하는 훈련이 많아졌는데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 것 같다. 좋은 건 내 것 할 것만 하면 끝이고, 더 이상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쁜 건 운동을 뭔가 덜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단체로 하면 같이 하는데 혼자하게 되니 뭔가 부족한 점은 있다. 하지만 난 미국식이 좋은 것 같다.

- 호흡을 맞출 포수 A.J 엘리스와는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엘리스가 '타자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하더라. 나도 '너 믿고 던질 것'이라고 했다. 내일부터는 내가 무엇을 던지는지 알려줄 것이다.
-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있나.
▲ (추)신수형이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많이 물어보고 있다. 집이 10분 거리라서 한 번씩 만나기도 한다.
- 내셔널리그인지라 타자로 타석에도 들어서야 하는데.
▲ 처음에는 공을 잘 못 맞출 듯하다. 7년간 방망이를 잡지 않았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0할로 갈 것 같다. 고교 시절 만큼만 치면 괜찮을 것이다. 곧 타격 연습도 시작되는데 매일 번트 연습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 메이저리그 공인구의 차이는 못 느끼나.
▲ 미끄럽다. 하지만 처음 던질 때보다 괜찮아졌다. 지금은 캠프에서 완전히 새 공을 쓰기 때문에 더 미끄럽다. 시즌 중 경기에 쓰는 공은 다를 것이다.
- 선발이 아닌 불펜 투구는 생각해봤나. 5일 간격 등판에 대한 걱정은.
▲ 그런 생각한 적 없다. 5일 등판이 처음에는 조금 힘들겠지만 한두 달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 언론 관계자들이 이렇게 많이 올 줄 알았나.
▲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웃음).
- 수염이 많이 자랐는데 기르는 것인가.
▲ 아니다. 곧 깎을 것이다. 여기 있으니까 그냥 (외모에) 신경 쓰지 않고 다닌다.
-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건가.
▲ 이곳에 와서 5kg이 빠졌다. 인앤아웃 햄버거는 하나도 먹지 않았다(웃음). 캠프가 끝난 뒤에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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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