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둘러싼 두산의 깊은 고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13 08: 29

3년 만의 복귀를 꿈꾸던 선수 본인은 3~4주 가량의 치료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부상 부위가 민감한 부분이라 팀은 새 외국인 투수를 찾는 방안도 모색 중이고 실제로 새 외국인 투수의 가세 소식이 일본 언론을 통해 흘러들었다. 더스틴 니퍼트(32)의 짝을 찾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선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지난 12일자 는 “두산이 오른팔 부상으로 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켈빈 히메네스(33)를 대신해 맥시모 넬슨(31)을 영입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204cm의 장신 우완인 넬슨은 2009년 주니치 캠프 합류 당시 총기 소지로 인해 소동을 일으킨 바 있다. 넬슨은 2011시즌 10승 14패 평균자책점 2.54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구단 측은 “넬슨 영입을 확정짓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 팀 새 외국인 투수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지난 2010년 14승을 올린 뒤 일본 라쿠텐으로 진출, 2시즌을 뛴 히메네스는 당초 지난 1일 두산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도미니카에서 몸을 만들던 도중 오른 팔뚝 근육 손상 판정을 받았다. 선수 본인은 “이곳에서 완벽히 몸을 만들고 합류하고 싶다”라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얼핏 보면 구단이 히메네스에 끌려가는 입장이 되고 있으나 속내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두산은 지난 1월 31일 등록 선수 명단을 제출했으나 여기에는 히메네스의 이름이 없었다. 향후 3년 간 히메네스의 국내 보유권을 지닌 두산인 만큼 히메네스의 국내 복귀에 대해 합의는 마쳤으나 서류 상으로 따지면 아직 히메네스는 두산의 임의탈퇴 선수다. 신생팀 NC의 세 외국인 투수, 롯데의 스캇 리치몬드와 마찬가지로 아직 선수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을 보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히메네스의 에이전트는 과거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의 에이전트이기도 하다. 리오스가 2007시즌 22승을 거둔 뒤 일본으로 이적하면서 두산과의 관계가 미묘해지기도 했고 히메네스까지 일본 라쿠텐으로 진출하면서 그리 개운한 관계는 아닌 쪽으로 흘러갔다. 만약 두산이 히메네스를 최종 선택하지 않는다면 이는 히메네스의 국내 보유권이 두산에 유지되는 것 뿐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구단 측은 “히메네스는 리그에 검증된 선수”라는 판단 하에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주니치에서 어깨 부상 전력으로 인해 재계약하지 못한 넬슨의 경우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맹활약했다고 하지만 2년 전 선택했던 라몬 라미레즈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까지 열심히 던지다 정작 한국에 와서는 어깨 근력이 빠진 데드암 증세로 시즌 초반 퇴출된 바 있다.
또한 2010년 LG의 에드가 곤잘레스, 한화의 호세 카페얀 등 윈터리그 에이스가 정작 한국에서는 위력을 내뿜지 못한 채 1승도 못 챙기고 떠난 전례도 있다. 최근까지 잘 던졌다고 해서 넬슨을 재빨리 선택하는 것도 미더운 선택은 아니다. 올 시즌 선발로서 확실히 로테이션을 지켜줄 투수를 찾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일단 히메네스의 몸 상태를 주시하는 동시에 새 외국인 투수 후보를 압축하는 두 가지 전략을 병행 중. 이용찬의 팔꿈치 수술로 전력 공백이 생긴 만큼 일단 한 부분은 확실히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합류가 약속된 선수를 그대로 버리자니 회복도가 아쉽고 새 외국인 선수를 택하자니 리그 검증도가 문제시된다. 두산은 ‘계륵’이 된 히메네스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카드를 채워넣어 2013시즌 선수단을 구축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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