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올림픽 퇴출설에 시달렸던 태권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5개 핵심 스포츠(Core Sports) 종목에 포함되며 최대 위기를 넘기게 됐다. 태권도를 포함해 사실상 5개 종목이 최후의 심판대에 올랐는데 퇴출의 화살은 다행히도 태권도를 빗겨갔다.
IOC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태권도를 25개 핵심 종목 중 하나로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가장 유서 깊은 종목이었던 레슬링을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이 근대올림픽 시작 이후 단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서 빠지지 않았던 전통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충격적인 소식이지만 태권도계의 입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결과였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 있어 이번 집행위원회 결과는 사실상 올림픽 영구 종목에 포함되느냐 제외되느냐의 갈림길과도 같았다.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흥미요소를 가미하고자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전자호구를 도입하고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하지만 퇴출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실제 로이터통신이 IOC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태권도는 레슬링과 필드하키, 카누, 근대5종 종목과 함께 이번 집행위원회에서 1순위 퇴출 후보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15명의 멤버로 구성된 IOC 집행위원회는 이번에 퇴출 종목을 결정함에 있어 TV시청률과 티켓 판매, 대중성 등 서른 아홉가지 요소를 그 기준으로 삼았다.
그 기준 중 하나로 반도핑 요소도 포함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4개 종목 외에 최근 랜스 암스트롱의 약물 스캔들과 관련해 사이클 역시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심판대에 오른 것으로 태권도를 포함 5종목이었다.
퇴출 철퇴를 맞은 건 레슬링이었고, 태권도는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올림픽 무대에서 영구 종목으로 인정받게 됐다. 투표 결과 카누가 가장 적은 표를 받은 가운데 태권도와 함께 가장 먼저 잔류를 확정지었고, 레슬링은 근대5종, 하키와의 마지막 투표에서 14명 중 8표를 받아 퇴출이 확정됐다.
물론 이것이 최종 확정은 아니다.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가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집행위원회의 결과가 총회에서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태권도는 향후 올림픽 무대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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