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은 아니라지만, 애플이 ‘저가폰’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
OSEN 정자랑 기자
발행 2013.02.13 09: 33

저가형 ‘아이폰’은 아직 루머에 불과하지만, 결국 출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기존의 고가전략만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서 현재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애플이 떠오르는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가형 모델이 필수적이다. 그 동안 아이폰 시리즈는 중국에서 최고가 스마트폰으로 분류됐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치의 조사에 의하면, 애플의 2012년 12월 매출 비중은 5000위안(약 87만원) 이상의 스마트폰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판매한 스마트폰의 평균금액이 2100위안(약 37만원)임을 감안하면, 애플의 제품은 매우 비싼 편에 속했다.
비싼 가격은 자연스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의 장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2월 애플의 점유율은 14.3%에 그쳤는데 반해, 삼성전자는 32.3%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애플은 저가형 ‘아이폰’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점유율 높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현실론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런 전략은 실제로 일련의 활동으로 나타났다.
팀쿡 애플 CEO는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정보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 관계자와 만나 애플과의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지난달 '씨넷 아시아'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30(이하 한국시간)일, 애플이 중국 상하이에 R&D센터를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저가형으로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의 전 세계적 성공은 애플의 저가전략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이유기도 하다. ‘아이패드 미니’는 애플의 심벌인 레티나 화면을 포기한 대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일부 외신과 애플 마니아들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화면을 ‘아이패드 미니’의 단점으로 지적했지만, 이에 대한 시장에서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애플은 저가형 태블릿의 선전을 바탕으로 지난 4분기 PC시장에서 20%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아이패드 미니의 성공은 작은 화면과 알맞은 가격의 태블릿이 시장에서 확실한 수요를 가진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 분석은 스마트폰 시장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HTC, 레노버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뛰어드는 상황도 애플의 저가형 모델 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치알린 창 HTC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5일 열린 컨퍼런스콜서 “320달러(약 35만원)이하의 스마트폰으로 떠오르는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노버는 반대로 중국에서 확보한 탄탄한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레노버는 이미 중국내에서 지난 분기동안 스마트폰 900만대를 판매해 애플을 제치고 휴대폰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도 팀쿡은 13일 골드만삭스 컨퍼런스에서 “현재 아이폰이 저렴한 버전이 되는 것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으로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을 내지 않겠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현재 아이폰 시리즈는 전략 스마트폰으로 유지하되, 저가형 라인업을 새로 구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이미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 됐다. 이런 상황은 애플에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고 있고, 그 전략은 저가형 아이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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