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작 중 최단기간 500만 돌파에 성공한 영화 '베를린'은 주인공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의 미묘한 드라마도 보는 재미를 준다.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갖는 궁금증 중 하나는 동명수(류승범)가 왜 그렇게 표종성(하정우)을 미워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물론 북한 내 정치 싸움의 중심에서 표종성은 동명수에게 없애야 할 눈엣 가시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동명수의 분노에서는 단순한 비지니스 이상의 광기가 서려있어 뭔가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닌가란 추측도 가능케 한다.
이에 대해 류승완 감독과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사실 원래 시나리오에는 동명수가 표종성의 아내인 련정희(전지현)를 사모하는 설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혜정 대표는 "세 주인공이 삼각관계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사실 제대로 보신거다. 전사에는 그런 내용이 담겼었다. 함께 북한에 있을 때 동명수가 련정희를 좋아하지 내용이 담겼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동명수가 정희를 비롯해 표종성이 가진 모든 것을 뺏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류승범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표종성과 련정희의 집에 들어가 련정희의 속옷에 도청장치를 넣으며 능글능글한 표정과 행동을 보이는 것을 꼽았다. 류승범은 "동명수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렇듯 주 인공 세 명이 미묘한 감정으로 뒤엉킨 관계라는 것을 상기하며 영화를 보면 더욱 재미있는 감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를린'은 지난 12일 하루 동안 31만 4009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503만 7311명(영진위)을 기록했다. 이는 영화가 개봉한지 14일(1월 30일 개봉) 만에 일궈낸 성적으로 특히 이번 500만 돌파는 누적관객수 400만을 동원한지 불과 이틀 만에 올린 기록으로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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