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 윤성효, "부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2.13 09: 57

"최소 10골 이상 넣어줄 골잡이가 있어야 한다."
연신 미소가 번진다. 베스트 멤버 11명을 넘어 탄탄한 백업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부산 아이파크로 부임한 이후 '즐김' 속에서 '공격 축구'를 지향하고 있는 윤성효 감독의 얼굴이 그렇다. 하지만 그 어떤 사령탑도 만족하는 법이 없는 만큼 윤 감독도 더 나은 내일을 바라기는 마찬가지다.
홍콩 구정컵 참가를 위해 홍콩에 머물고 있는 윤성효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사령탑 부임 후 지난 두달을 돌아보며 "이제 선수들이 조금씩 전술을 이해해가고 있다. 태국 전지훈련에서는 체력 문제를 해결했다면 여기 홍콩에서는 실전 감각을 살리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코칭스태프 미팅에서도 말했지만 선수들이 생각보다 적응이 빠르고 몸 상태도 좋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부산은 이날 오후 숙소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시우사이완 경기장으로 이동, 1시간 동안 훈련에 나섰다. 13일 오후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릴 상하이 이스트아시아와의 홍콩 구정컵 결승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30분 동안 공을 돌리며 가볍게 몸을 푼 부산은 공격과 수비로 나뉘어 훈련했다. 특히 윤 감독은 공격수들의 득점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윤 감독은 "축구는 득점이 우선이다. 수비만 하면 잘해야 비기는 것 뿐이다. 한 골을 먹더라도 두 골을 넣을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면서 "골 넣는 연습을 해봐야 늘지 않겠나. 안하면 득점 상황에서도 힘들어지니까 골 넣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공격 지향의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윤 감독은 전체적인 밑그림을 내놓았다. "중앙은 미드필드 박종우가 중심이 돼야 한다. 수비에서는 박용호, 이정호, 장학영 등 경험 많은 고참 선수들이 맡아줘야 한다"는 윤 감독은 "미드필드 숫자를 많이 두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4-1-4-1이 기본이 될 수 있겠지만 원정경기나 상대팀에 따라 스쿼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서 "웬만한 팀들은 다 싸워볼 만하다 생각한다. 최소 2~3개 전술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부산에 부임하기 전 베스트 11명을 어떻게 뽑을까 걱정했단다. 하지만 막상 선수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11명은 나오겠지만 나머지 선수들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하나 걱정하고 부산을 왔다"는 윤 감독은 "그런데 다 괜찮더라. '저 선수는 없으면 안된다'든가, 확실한 붙박이 에이스는 없지만 베스트는 물론 후보선수 명단을 짜는데도 머리가 아플 것 같다"고 행복한 고민에 웃어보였다.
또 "작년 우리팀은 스스로를 너무 저평했던 것이 아닌가 본다. 반면 상대를 너무 높게 평가한 것 같다. 22명 정도는 크게 차이가 없다"면서 "정해진 선수가 없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한 사람만 믿고 있다가 다치거나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한 포지션에 2~3명의 경쟁이 가능한 만큼 1년을 봐도 누수가 적을 것이다. 베스트와 차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감독에게도 아쉬움이 있었다. 바로 마무리를 지어줘야 할 스트라이커다. 윤 감독은 "한 가지 흠이라면 스트라이커다. 최소 10골은 넣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작년은 공격적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골잡이는 최소 15골을 넣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목표한 것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인 이정기(22)가 잘하고 있다. 이정기는 지난 10일 홍콩 베스트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전지훈련 동안 벌써 3골을 넣고 있다. 이에 윤 감독은 "이정기는 코칭스태프 만장일치로 '전지훈련 중 최고 발전 선수'로 평가됐다. 처음에는 투박한 면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더 좋아지길 바라고 그럴 소지도 있지만 10골 이상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 감독은 "한 명도 정도 영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부산은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한 명과 접촉하고 있다. 윤 감독은 그 선수가 해결 능력을 지녔기를 바라고 있다. 팀을 4~6위권이라 평가했던 윤 감독이다. 마지막 퍼즐인 스트라이커까지 가세할 경우 부산의 올 시즌 성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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