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산 “중학교 때까지 북극곰..사람됐죠. 하하”[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2.13 10: 24

완벽한 비주얼의 김정산도 다행히 따지고 들어가 보니 2%의 빈틈이 있었다. ‘너도 사람이구나!’ 인간적인 모습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김정산은 tvN 월화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에서 엔리케 금(윤시윤)의 사촌 형 한태준으로 등장,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혼혈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이국적인 이목구비와 큰 키, 도서 지역으로 의료 봉사를 떠나기 위해 연인과 이별까지 감수한다는 설정은 ‘현실에 이런 남자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는 것처럼 보일 만큼 비현실적이었다.
“휴우, 너무 완벽한 남자였어요.(웃음) 캐릭터는 좋았지만 분량이 많지 않다보니 한태준이라는 역할이 왜 이별을 하고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정확한 스토리를 잡고 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당초 ‘이웃집 꽃미남’에서 김정산의 출연 분량은 6회 남짓. 하지만 김정산의 열정이 전해진 듯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3회 더 생존했다. 군 생활까지 더해 약 5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김정산은 “긴장도 됐지만 그만큼 기대도 컸던 촬영”이라고 회상했다.
“재미있었어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거든요. 저하고 주로 호흡을 맞췄던 박신혜, 윤시윤 씨도 그렇고 사람들이 좋았어요. 요즘은 촬영 마치고 혼자 카페 가고 등산도 가고 그러고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좀 많네요.(웃음)”
일부러 김정산은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자신이 뭘하고 있는지, 또 뭘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생각을 비교, 분석 해보고 있다. 연기를 하겠다는 결론만은 확고하다.
“배우로서, 연기자로서 지금이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지금 이 순간 어떤 감정인지는 다른 사람들이 알기 힘들어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제 고민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반응에 아파하기 보다는 저 스스로 답을 먼저 찾아보자는 생각이에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호구 조사로 대화가 이어졌다. 대체 이런 비주얼은 어떤 부모 밑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그랬더니 이곳저곳에서 박장대소가 터진다. 지금의 김정산은 예전의 김정산이 아니다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말이다.
“저 중학교 때까지 완전 북극곰 같았어요. 몸도 동그랬고 도전적이고 반항적이었죠. 곰이었어요, 그냥.(웃음) 먹는 대로 찌는 스타일이거든요. 다행히 고등학교 때 키가 크면서 살이 자연스럽게 빠지긴 했지만요. 지금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어요. 운동도 하고 등산도 하고요.”
 
군대를 다녀 와보니 집이 이사를 갔더라는 황당한 추억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달콤한 청년 김정산의 이야기들에서는 인간적인 매력이 듬뿍 느껴졌다. ‘이웃집 꽃미남’에서 만났던 비현실적 한태준 보다는 훨씬 마음이 가는 캐릭터다.
“먼저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데요, 언젠가는 감정의 끝을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기도 해요. 한없이 무너져 가는 한 남자의 감정을 그려보고 싶은 꿈이 있죠. 그 때까지 제게 주어진 역할이 크든 작든 쉬지 않고 카메라 앞에 많이 서고 싶어요. 그러니 애정으로 지켜봐주세요.”
plokm02@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