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日선수 위로...스포츠맨십이 박종우 살렸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2.13 13: 31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한일전) 직후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 동메달 수여가 보류됐던 박종우(24, 부산 아이파크)가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적으로 값진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밤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한일전)이 끝난 뒤 관중이 던져 준 ‘독도는 우리땅’이란 피켓을 들고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에게 특별한 추가징계 없이 동메달을 수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IOC가 그 동안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해선 특히나 민감하게 대응했고 최악의 경우 메달 박탈까지 배제할 수 없었기에 박종우로서는 천만다행의 결과였다.

특히 이번 판결의 배경에는 박종우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우는 일본과의 3~4위전이 끝난 뒤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허탈함에 쓰러져 있는 일본 선수들의 등을 두드리고 위로하는 걸 잊지 않았다. 민족감정을 떠나 같은 축구선수로서 함께 90분 그라운드에서 맞붙었던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였다.
ICO 집행위원회에서도 이런 점이 크게 부각됐다. IOC는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박종우 사건에 대해 별도의 시상식이나 행사, 언론의 홍보 없이 메달을 전달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박종우와 대한체육회에 경고로써 이 사안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IOC의 마크 아담스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실린 인터뷰에서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사전에 계획된 행동이 아니었다고 판단되어졌다"면서 "박종우가 3~4위전 직후 일본 선수들에게 향해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며 경고 수준으로 징계가 마무리 된 배경을 설명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활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무관용 원칙으로 일관했던 IOC가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선 예외를 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었다. 결국 지금껏 여러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박종우 스스로가 자신을 살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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