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과 일렉트로닉 등 대중음악의 홍수 속에서 전통국악을 전면에 내세우며 특별함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6인조 국악 걸그룹 미지(송문선 진보람 이영현 신희선 이경현 남지인)는 국악과 걸그룹이라는 독특한 조합 속에서 그들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미지는 지난 2008년 문화관광부와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합심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탄생한 국악그룹이다. 서류, 면접, 합숙까지 총 3번의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최종 9인이 선발됐으며 현재 6인 체제를 갖추기 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지는 지난 2010년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가야금과 해금, 피리, 태평소 등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들고 대범하게 가요 무대에 섰다. 그리고 지난 12일 두 번째 싱글앨범 ‘오리엔탈 블루’로 컴백한 미지는 진짜 걸그룹이 돼 돌아왔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우리가 국악을 훼손하고 왜곡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대중 앞에 나아가 국악을 선보이고 관심 끌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기, 국악 곡들에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도 한결 편해지고 재밌게 음악을 할 수 있었죠” (신희선)

국악과 대중음악의 조화를 이뤄내며 전통음악의 명맥을 잇겠다는 사명감 외에도 미지의 음악적 열의는 남다르다. 고등학교, 대학 과정을 거치며 최소 10년을 전통 악기와 한데 뒹굴어 온 그들은 음악적 색깔 또한 뚜렷하다.
“저희가 다루는 악기만 국악기일 뿐이지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 같은 밴드 그룹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씨엔블루가 자작곡으로 컴백한 뒤 큰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이영현)
“저희가 쓰는 자작곡을 통해 음악성으로 승부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요. 그걸 토대로 저희의 최종 꿈인 월드스타가 돼서 세계무대에 서고 싶은 소망을 이루고 싶어요” (진보람)
미지는 국악이 나이든 소수의 사람만이 즐기는 장르라는 편견을 깼다. 또한 전통적인 한복을 입고 다소곳하게 국악기를 연주할 것이라는 상상도 깨트렸다. 미니스커트,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 아이돌 못지않은 각선미를 갖춘 이들이 미지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나시티 한 장을 입고 국악원에서 공연을 했어요. 한 번 틀을 깨고 나니까 오히려 조금 더 짧아졌으면 하는 욕심도 생기더라구요” (이경현)
“국악계에서 너무 짧아서 민망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미지는 조금 다른 존재,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의 응원이 너무 감사해요” (남지인)
어린 초등학생부터 할머니들까지 미지의 팬 층은 참으로 다양하다. 국악의 전통적 요소는 중장년을 미지의 음악세계로 끌어들였고 6인 6색의 매력적인 외모와 오묘한 음악적 분위기는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을 흡수했다.
“주로 30, 40대 팬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 바람으로는 요즘 아이돌 같이 어린 중고등학생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군부대 공연은 가장 기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공연이었어요. 국인 여러분들이 온 몸으로 표현하시던 열정이 너무 기억에 남아요” (신희선)

특이한 걸그룹이 아닌 이제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미지는 새해를 포부 또한 남달랐다.
“2013년 시작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저희가 예능, 방송에도 많이 출연해서 대중들게 국악은 특이한 것이 아닌 음악 장르의 하나로 인식하게끔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들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송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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