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왕복에만 2시간, 대표팀 도류구장 고른 이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13 13: 2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대만 전지훈련에서 KBO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은 구장과 숙박시설, 그리고 전력분석이다. 특히 경기장은 최대한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하는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12일 타이완에 도착한 대표팀은 13일부터 도류시 도류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WBC 공식 연습경기를 위해 타이중으로 이동하는 26일까지 대표팀은 약 2주동안 도류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한다. 문제는 숙소. 대규모의 선수단이 묵을 수 있는 호텔시설이 도류시에는 없다. 때문에 대표팀은 자이엔에 숙소를 잡았는데 도류구장까지 약 1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다. 왕복으로만 2시간이 걸리지만 KBO는 도류구장을 연습경기장으로 최종 결정했다.
하루에 두 시간을 이동시간으로 쓰면서까지 도류구장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시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기후다.

2005년 지어진 도류구장은 최대관객을 1만5000명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구장이다. 1년 내내 따뜻한 타이완은 잔디 관리가 용이한 편. 덕분에 도류구장은 2월에도 푸른 잔디를 구비하고 있다. 또한 관중석에 쳐진 보호 그물망의 색을 검은색으로 선택, 관중들의 조망권까지 확보했다. 특이한 점은 더그아웃 바로 뒤에 실내 불펜을 갖췄다는 점. 코칭스태프가 불펜피칭을 쉽게 챙겨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야구를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도류구장이지만 실제로 경기는 많이 열리지 않는다. 현지 관계자는 "한 달에 2~3경기만 벌어진다. 그 외에 타이완 프로야구 2군 경기가 열린다"고 전했다. 프로팀을 갖고 있지 않은 도류구장은 가끔 중립경기가 벌어지는 정도다. 게다가 도류시는 인구 15만명 정도의 중소규모의 도시, 야구를 국기로 삼고있는 타이완의 인프라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대부분 도류구장을 처음 찾은 선수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잔디 상태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다. 그라운드도 정비가 잘 되어있다"고 말하는 선수부터 해서 "할 수만 있다면 우리 홈 구장을 여기로 쓰고 싶다"라고 말하는 선수까지 있었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이동거리가 조금 있지만 타이페이나 타이중에 비해서 경기장이 월등하게 좋다. 대표팀의 첫 번째 목표는 빨리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다. 도류구장은 그런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설명한다. 이어 "처음에는 타이중에 있는 야구장을 생각도 했었다. 그랬으면 이동시간이 10분이면 됐지만 여러 요소를 고려해 도류구장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이유는 대만의 기후. 아열대기후인 대만은 우기가 있는데 2월 말이면 대만 전역에 비가 잦아진다. 하지만 정 부장은 "대만 중부인 도류구장 주변은 2월 말에도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현실적으로 날씨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다. 좀 더 남쪽인 카오슝은 공항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도류구장, 일단 훈련 첫 날 선수단의 반응은 좋다. 도류가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대표팀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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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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