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에 출전한다는 각오로 나선다. 컨디션은 이제 90%가량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WBC 대표팀은 좌완투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핵심 좌완투수들이 부상과 개인사정으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가운데 지난해 홀드 신기록을 수립한 '특급 좌완' 박희수(30,SK)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박희수를 두고 "핵심 키플레이어다"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좌완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표팀에서 박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팀 전지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우선 몸을 만든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박희수는 팀 자체적으로 실시한 체질량 테스트에서 탈락, 갑작스럽게 귀국했다. 자칫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할 뻔 했지만 KBO는 박희수를 먼저 타이완으로 보내 양상문 코치와 함께 훈련을 하도록 조치했다.
홀로 훈련을 하던 박희수는 13일 대표팀과 처음으로 합동훈련을 하자 밝은 표정이었다. 그 동안 "타이완 날씨가 좋아서 운동하기 딱 좋았다. 러닝과 어깨 보강훈련, 체력훈련을 위주로 했고 최근 불펜피칭을 50개 까지 소화했다"고 설명한 박희수는 "몸은 아픈데 없다. 현재 페이스는 90%까지 올라왔다"며 웃었다.
박희수는 "이제 20일 정도 대회가 남았는데 몸을 100% 끌어 올리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갑작스럽게 귀국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계획이 모두 어그러지게 돼 당황했다. 하지만 타이완에서 성균관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몸을 잘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에 박희수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 기쁨과 감격이 남다를 터. 박희수는 "솔직히 혼자 먼저 들어와서 훈련을 했을 때는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제 동료들이 오니까 실감이 난다. 기분이 업(UP)되는 것이 느껴진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많이 기대하시는 걸 알고 있다. 부담을 느끼기 보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희수는 중간계투로 잦은 등판이 예상되고 있다. 그는 "투구수 제한이 있긴 하지만 잘 맞춰서 전 경기 모두 출전하고 싶다"면서 "제 2의 국민노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 대회에서 정현욱(35,LG)은 깜짝 호투를 펼쳤고, '국민 노예'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정현욱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싶다는 것이 박희수의 소망이다.
끝으로 그는 "새로운 구질을 더하기 보다는 기존 구질을 갈고 닦고자 한다. 양상문 코치님도 '페이스를 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씀 하신다. 남은 기간동안 몸 상태를 100%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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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