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사랑하는 군필 CEO. ‘엄친아’라는 수식어를 문신처럼 달고 다니는 가수 유승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다.
유승찬이 지난 8일 군 제대 후 첫 미니앨범 ‘드라이브(Drive)’를 발표하고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에서 유승찬은 1인 기획사 JSN엔터테인먼트 대표로 곡 수집과 관련한 앨범 기획 작업부터 프로듀싱, 홍보까지 전 영역에 참여했다.
“군악대에 있다 홍보지원단으로 가서 같은 일을 하는 선배들을 만나고 하니까 ‘이제는 내가 직접 뛰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정신이 없는데 그래도 좋아요.(웃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사실 유승찬은 데뷔 때부터 달고 다녔던 ‘엄친아’라는 꼬리표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터다. 그랬던 그가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나서기까지는 지난 2년 간의 군 생활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홍보지원대 전입동기인 에픽하이의 미쓰라진은 유승찬에게 잠들어 있던 힙합 정신을 일깨워 준 은인이다.
“미쓰라진하고 전입 동기예요. 제 맞선임이었는데 정말 잘해줬죠.(웃음) 제가 원래 힙합을 좋아했는데 접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미쓰라진, 에픽하이의 공연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어요. 에픽하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르거든요. 군인들 호응이나 집중도가 대단해요. 시선을 못 떼게 하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닮고 싶은 힙합 아티스트입니다.”
힙합에 대한 열정은 마음 한 편에 묻어두고 유승찬이 꺼낸 타이틀 곡은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드라이브’다. 이 곡은 이승철의 ‘긴 하루’,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등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의 작품. 이 밖에 유승찬의 중저음 보컬이 강조된 5곡이 새 앨범에 수록됐다.
“앨범 재킷에는 일부러 얼굴을 담지 않았어요. 음악적인 요소가 많이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전해성 프로듀서가 제대 후 앨범이니까 전과는 다른 모습, 업그레이드 된 모습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곡 하나하나마다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개인적으로는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은데요?(웃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서 이런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어요.”

유승찬은 음악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되겠다는 계획도 있고 현재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연예 기획사에서 후배를 양성하겠다는 바람도 세워놨다. 또 롤모델인 이적, 김동률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도 꾼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히트곡 때문에 다른 곡이 나와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부른 애가 낸 노래라는 말을 들었어요. 가수로서 그런 히트곡을 가졌다는 건 기쁜 일이죠. 그걸 피하겠다는 게 아니고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도 제가 무척 긴장을 하고 있어요.(웃음) 유승찬이라는 가수의 이미지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음악을 향했으면 좋겠어요. 음악청년 유승찬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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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N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