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팀 출신 골키퍼 이범영(24)이 화려한 선방쇼로 부산 아이파크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범영은 13일(한국시간) 오후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구정컵 2013(China Mobile Satellite Communications Cup) 상하이 이스트 아시아와의 결승전에 선발 출장, 전반 터진 파그너의 득점을 잘지켜냈다.
결국 부산은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과 함께 2만5000달러(약 27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한국팀으로는 지난 2010년 포항 스틸러스, 작년 성남 일화에 이은 이 대회 3번째 우승이었다. 2년 연속 우승은 주최국 홍콩팀을 제외하고는 한국팀이 처음 달성했다.

상하이의 공격은 상당히 거셌다. 경기 시작부터 슛을 날릴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전반 36분 골이 터졌지만 상하이의 공세는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범영이 있었다. 이범영은 과감한 판단력과 순간적인 반사신경, 뛰어난 순발력을 앞세워 상하이의 공세를 무위에 그치게 했다. 전반 39분 크리스토퍼 딕슨이 왼쪽 골 에어리어 바로 근처에서 찬 볼을 이범영이 가슴으로 선방했다.
또 후반 17분과 18분에는 잇따라 이범영의 선방이 필요했다. 루 웬준의 중거리포가 수비를 맞고 굴절된 것을 가까스로 쳐냈고 바로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앞선에서 각도만 꺾는 주청롱의 날카로운 슛을 반사적으로 쳐내기도 했다. 사실상 이범영의 수비가 부산의 우승을 이끈 것이었다.
올 시즌 FA 전상욱이 성남으로 옮기면서 주전 골키퍼로 떠오른 이범영은 경기 후 "지난 시즌에도 1점차 승부가 많아 도움이 됐다. 또 이번 대회가 마지막 실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했고 1-0 점수차가 마지막까지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부임 후 두 달만에 공식 대회 첫 우승을 이끈 윤성효 감독 역시 이범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 감독은 "이범영은 이정기, 정석화, 파그너와 함께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평가가 좋아진 선수"라며 "오늘 경기는 범영이가 선방해서 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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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이범영(왼쪽)이 후배 이창근, 신의손 코치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