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수목극의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수목극 선두를 달리고 있는 '7급 공무원'에 맞서기 위해 출항한 '아이리스II',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각각 화려한 볼거리를 펼쳐내며 도전장을 냈다.
13일 밤 첫 방송된 KBS 2TV ‘아이리스II'는 첫 장면부터 장혁의 군더더기 없는 맨손 액션과 숨 막히는 차 추격신, 게임 그래픽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인 총격전과 뒷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화면 전환으로 시선 몰이를 했다.
‘아이리스Ⅱ’는 NSS와 아이리스라는 명확한 대결구도와 핵 문제를 끌어들인 현실적인 남북 배경에 삼각 멜로까지 곁들여진 종합 첩보멜로액션드라마의 공식을 차근히 세워가며 다양한 장치로 몰입도를 높였다.

아이리스는 NSS의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이중첩자 백산(김영철 분)을 구출해내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리스의 팀장 레이(데이비드 맥이니스 분)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NSS와의 정면 대결을 예고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백산의 행동은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또 NSS TF-A 팀장 정유건(장혁 분)의 흔들림 없는 눈빛은 그가 보여줄 액션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고 지수연(이다해 분)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에서는 이들이 보여줄 운명적인 사랑을 기대케 했다. 또한 아직 그 정체를 온전히 드러내지 않은 북한 테러리스트 유중원(이범수 분)의 능청스러운 모습에서 뿜어져 나올 반전 카리스마까지, ‘아이리스Ⅱ’는 단 1회 방송분만으로도 기분 좋은 기대감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1, 2회를 연속 편성하며 파격적인 스타트를 끊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노희경 작가의 섬세한 필력과 김규태 PD의 화려한 영상미, 조인성 송혜교 김범 김태우 등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첫 회는 술과 여자, 도박으로 삶을 연명하던 고독한 겜블러 오수(조인성 분)와 시각장애를 지닌 외로운 상속녀 오영(송혜교 분)의 첫 만남을 그리며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70억이 넘는 빚을 지고 감옥까지 가게 된 오수는 출소 후 빚을 갚기 위해 오영의 오빠 행세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날 '그 겨울'은 노희경 특유의 섬세한 스토리, 감각적인 대사가 빛을 발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이를 연기하는 조인성, 송혜교, 김범, 정은지, 배종옥, 김태우 등 배우들의 연기력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특히 조인성과 송혜교는 각각 8년 만, 5년 만의 드라마 복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흡인력을 발휘했다. '아이리스', '빠담빠담' 등을 통해 영화 같은 영상미를 보여준 김규태 PD의 연출력도 돋보였다. '그 겨울' 역시 TV 드라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화면을 펼쳐내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새로운 라이벌들의 도전장을 받은 MBC '7급 공무원'은 한길로(주원 분)와 김서원(최강희 분)의 멜로 라인을 본격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이날 한길로는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김서원에게 마음을 접기로 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정원 요원으로서의 임무 수행을 위해 한길로와 만났다고 생각했던 김서원은 그제야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결국 김서원은 한길로를 찾아가 그를 좋아하는 자신의 진심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김서원에게 많은 실망을 한 한길로는 차가운 표정으로 김서원의 마음을 거절했다.
그러던 중 한길로는 테러리스트 JJ(임윤호 분)의 공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고 피를 흘리며 테러리스트가 다음 차례의 희생자로 노리고 있는 김서원을 찾아갔다. 오랜 시간 김서원을 찾아 헤맨 한길로는 “미안해. 내가 잘 못했어”라며 결국 김서원을 잊지 못하는 자신의 심정을 고백했다.
이렇듯 막강한 라이벌들의 협공 가운데 본격 러브라인에 불을 지핀 '7급 공무원'과 화려한 액션, 볼거리로 포문을 연 '아이리스II', 노희경-조인성-송혜교 등 톱스타들의 의기투합이 빛을 발하며 기대감을 높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까지 세 작품의 불꽃 튀는 경쟁이 이제 시작됐다. 과연 이 전쟁의 승기는 누가 잡게 될지, 승부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