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바깥을 공략하라, 김태균-박희수 역할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14 06: 33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가장 애를 먹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국내와는 다른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적용이다. 미국 쪽 심판은 특히 몸쪽 공을 잡아주는데 인색하기에 각자 염두에 두고 타격과 투구를 해야만 한다.
강민호는 "보통 1이닝 정도만 앉아서 공을 받아보면 그 심판의 성향을 알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타석에 서서 타격을 해야 하는 선수들은 갑자기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투수들 역시 지난 WBC를 돌이켜보면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에 적잖아 당황했다.
WBC 심판은 대회 조직위에서 선임하게 되는데 예선 라운드는 보통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 심판들이 본다. 철저하게 '미국식' 스트라이크 존 적용을 하는데 그 특징은 몸쪽 공을 잘 잡아주지 않는 것. 때문에 김태균(31,한화)은 "지난번 대회를 생각 해보면 몸쪽 공을 잘 안잡아줬던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자연히 투수들은 타자들의 바깥쪽으로 승부를 걸어올 가능성이 높다. 바깥쪽 공을 공략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밀어치는 것. 김태균은 "나는 이상하게 밀어치려고 하지 않는데 밀어서 공이 나가더라. 그렇게 담장도 넘어간다"고 은근히 내세웠다. 밀어서 담장을 넘기는 건 잡아 당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데 고도의 타격기술이 필요하다.
마운드에서는 박희수(30,SK)가 기대를 모은다. 박희수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로 지난해 '마구'로 통했다. 그의 투심 패스트볼은 서클 체인지업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기도 하는데 우타자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처럼 날아오다가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면서 떨어진다. 때로는 포크볼과 유사하게 12시에서 6시로 떨어지기도 한다.
박희수의 지난해 피안타율은 좌타자와 우타자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1할8푼7리, 우타자를 상대로는 1할9푼이었다. 우타자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특유의 투심 패스트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박희수가 대표팀 키 플레이어"라면서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하는데 좋은 공을 갖고 있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경쟁을 벌일 상대들과의 기량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때문에 세심한 부분에서 결과가 갈릴 수 있다. 바깥쪽을 공략하는 것이 대표팀에게 해법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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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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