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재도전' 임찬규, “실패도 괜찮다…아직 어리니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14 10: 40

LG 3년차 신예투수 임찬규(21)가 다시 한 번 선발투수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선발투수로 전환한 임찬규는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신인 때 상대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게 한 직구 구위가 약해졌고 준비했던 변화구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에 선발 첫 승을 따내긴 했지만 임찬규에겐 분명 힘들고 아쉬움으로 가득한 한 해였다.
현재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임찬규는 작년 이 맘 때와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작년에도 LG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로 꼽혔고 올해 역시 LG가 선발진 구상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임찬규에 대한 기대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 임찬규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다르다. 14일 야간 훈련 자아발전 시간에서 쉐도우피칭을 마친 후 임찬규는 지난해에 아팠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못한 게 큰 약이 됐다. 만일 작년에 15, 16승을 했다면 연봉도 많이 받고 매스컴의 주목 또한 굉장했겠지만 결국 언젠가는 무너졌을 것이다. 작년에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간 기분이었고 그러면서 절박함을 알게 됐다.”
이어 임찬규는 지난해 자신의 실패 요인이 ‘안주’에 있었다고 스스로를 꼬집었다. 신인 때 맛본 성공이 결과적으로는 지독한 2년차 징크스의 원인이 됐다고 돌아봤다.
“작년에는 변화 없이 하던 대로 했다. 신인 때 불펜에서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대로 하면 선발투수로도 잘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사실 신인시절부터 허리가 안 좋았는데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직구는 느려지고 내 패턴은 이미 파악됐다. 그만큼 상대타자는 내 공을 치기 쉬웠을 것이다.”
지독한 2012시즌을 보낸 임찬규는 의외에 시기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시즌 후 참가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직구 구속을 140km 중반대까지 올린 임찬규는 자신을 괴롭혔던 허리 통증이 심해져 다음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 마무리훈련과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 참가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모두 취소하고 허리를 치료하는 데에 집중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 도중 수비하다가 허리 통증이 심하게 올라왔다. 그래서 팀에 솔직하게 말하고 바로 재활에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공을 잡지 못하게 되니 굉장히 절실해졌다. 다시 공을 잡을 때에는 어떻게든 내가 변해있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목표로 삼았던 체중증가에 집중, 꾸준히 웨이트에 임했다. 중량을 늘리다보니 나 스스로도 힘이 생긴 게 느껴졌고 거울을 봤을 때 몸이 좋아진 게 보인다. 지금 몸에 만족한다.”
실제로 임찬규는 지난해보다 확연히 체격이 커진 상태다. LG 차명석 투수코치 역시 “확실히 몸이 많이 좋아졌다. 체중도 좀 붙었다”며 임찬규의 몸 상태를 진단했다. 허리 통증에서 해방, 재활을 마친 임찬규는 그 다음 코스로 투구폼 교정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 11일 올해 첫 실전 등판이었던 한신전에서 예전보다 확연히 높아진 타점에서 공을 뿌렸다. 제구는 불안했지만 LG 전력분석 팀에서 측정한 직구 구속은 140km 이상이었다.
“사실 신인 때도 이정도로 타점을 높게 해서 던졌었다. 근데 이 투구폼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니 5회만 넘어가면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다. 이번에는 타점은 높게 하되 킥 모션은 편하고 부드럽게 바꿨다. 아직 폼이 완성된 것은 아니고 코치님과 상의해서 확실한 폼을 찾아가는 단계다. 타점이 높아지니 변화구의 각도 커졌다.”
야구에 정답은 없다. 모든 투구폼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임찬규의 이번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타점을 높일 경우 구위는 향상될지 모르지만 컨트롤을 잡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지난 한신전에서도 제구력에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하지만 임찬규는 당당하게 말했다. 
“작년에 못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나는 지금 경쟁해야 하는 위치다. 그래서 전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이번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해도 괜찮다. 아직 어리니까. 그리고 이제는 힘들어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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