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박승욱, SK 내야의 태풍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14 12: 41

지금껏 큰 변화 없이 흘러왔던 SK의 내야에 돌풍이 불 기세다. 2년차 내야수 박승욱(21)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으며 선배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만수 SK 감독은 신진세력 육성을 이번 전지훈련의 화두로 손꼽고 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신예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올 시즌 성적은 물론 팀의 장기적인 미래와도 직결된 부분인 만큼 코칭스태프도 총력전이다. 특히 투수에 비해 더 미진했던 야수들의 성장을 위해 거름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외야는 이미 경쟁에 들어갔다.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임훈 등 기존 주전급 선수들에 한동민 이명기 김경근 김재현 등 젊은 선수들이 가세해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일부 선수들은 플로리다에서 진행 중인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여 벤치의 호평을 받았다. 내야에서도 조금씩 희망이 싹트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내야에서 주목할 만한 젊은 선수를 뽑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박승욱의 이름을 댔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2년 SK에 입단한 박승욱은 2년차 내야수다.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팀에서도 모두 인정하는 유망주로 기대가 크다. 코칭스태프들의 평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신인 박승욱을 본 김용희 퓨처스 감독과 김경기 타격코치는 “재미있는 선수다.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외국인들까지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메이저리그(MLB) 코치 경력이 풍부한 조이 코라 인스트럭터는 박승욱을 두고 “정말 19살이 맞느냐”라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코라는 “장래성이 큰 선수다. 수비도 좋고 키도 크며(183cm) 여기에 유연성까지 갖췄다”라고 했다. 코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맥스 베너블 타격코치에게 박승욱의 타격 재능을 물어봤고 베너블 코치는 “타격도 괜찮다”라고 화답했다.
이 감독도 박승욱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지난해 잠시 1군에 호출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다만 1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팀이 한창 어려울 때라 유망주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는 어려웠다. 박승욱 스스로도 “퓨처스리그에서라도 한 시즌을 다 뛰다보니 여름에 체력관리에 소홀했던 게 가장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신인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러나 선천적인 재능에 경험도 조금씩 쌓이고 있는 만큼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기대다. 이 감독은 “내가 봐도 성장한 것이 눈에 보인다. SK 미래에 희망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승욱도 “지금 몸 상태는 최상이다. 몸이 가볍다”라면서 “올해는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을 기르겠다. 기회를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박승욱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코칭스태프는 정근우가 버티고 있는 2루보다는 유격수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승욱도 “큰 차이는 없지만 학창시절에 거의 유격수로 뛰어 유격수가 더 편하다”라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잔잔한 호수였던 SK 내야에 박승욱이 큰 돌을 던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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