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대로 진출한 김보경(24)은 언뜻 보면 재미가 없다. 그저 운동하고 영어 공부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축구선수로서는 잘하고 있지만 조용한 성격으로 인해 좀처럼 바깥 생활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카디프로 이적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의견을 감독 및 선수단 전체에 내놓으면서 성격도 활발하게 변했다. 카디프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킴보'라면서 친근하게 대해준다.
"카디프는 내 고향인 용인같다. 정말 조용하고 공기가 좋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운동하기는 좋은 곳이다. 한국이나 일본에 있을때도 바깥에 자주 나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재 생활에 대해 크게 어렵지 않다. 근처에 있는 (기)성룡이형이 우리집에 찾아와 밥을 먹고 가곤 한다. 셀틱에서의 (차)두리형 역할이랄까?".
영국에 진출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곳을 다녀보지 못했다. 그저 카디프 시내에 몇 차례 가본 것 뿐이다. 이제는 카디프 팬들도 익숙하게 그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한다. 김보경이냐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김보경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사진을 찍고 사인을 원하고 있을 정도. 그만큼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연고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팀내에서는 20~26세 정도의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특별히 자주 하는 것은 없지만 볼링을 치러 가는 것이다. 연락이 오면 꼭 같이 간다. 김보경은 자신의 볼링에 대해 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코어는 기대 이하였다.
"젊은 선수들과 많이 어울리는데 볼링을 치러 간다. 내가 잘 친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좀 떨어졌다. 볼링 점수는 한 100점 정도되는 것 같다. 원래 한국에 있을때는 120~130점 정도 됐는데 영국 볼링장이 좀 다른 것 같다. 더 미끄럽고 레인 길이도 긴 것 같다. 또 볼도 제대로 된 것이 없기 때문에 게임비는 항상 내가 낸다".
어린 선수들과 어울리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선수들과 어울리면서 영어도 늘고 있다. 팀내 불화가 있다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은데 김보경은 오히려 먼저 다가서면서 잘 지내고 있다. 유럽에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대표팀에서도 김보경은 어린 선수들과 잘 지낸다. 특히 손흥민(함부르크), 김신욱(울산)의 중간에서 이간질(?)을 시키는 역할을 한다. '톰과 제리'인 김신욱과 손흥민을 김보경이 조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젊은 선수로서 잘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포지션 경쟁자인 손흥민과는 절친하게 지내고 있다. 나이가 어리지만 손흥민이 김보경에게 살갑게 굴면서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가끔 (손)흥민이가 내 방으로 와서 침대에 발을 올려 놓기도 한다. 나도 동생이 있기 때문에 흥민이가 하는 짓은 그냥 내버려 둔다. 흥민이는 밖에서 보는 것처럼 성숙된 사람이 아니다. 정말 개구장이다. 흥민이가 요즘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흥민이가 잘해서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긍정적이다. 나도 그렇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 그것이 흥민이와 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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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영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