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겨울,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조인성과 송혜교라는 안성맞춤 배우를 만나 멜로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지난 13일 베일을 벗은 ‘그겨울’에서는 각각 오수와 오영 캐릭터로 분해 호연을 펼친 조인성·송혜교와 이들의 빼어난 외모가 시선을 압도했다. 특히 이들은 김규태 PD가 만든 아름다운 영상 속에 함께 한 화면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멜로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을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오수는 포커 겜블러로 화려한 삶을 살다 나락으로 추락해 78억 원의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죽게 되는 벼랑 끝에 선 캐릭터였다. 이는 조인성의 현란한 액션연기와 절박함이 묻어나는 눈빛 연기로 표현돼 인물이 처한 드라마틱한 상황을 배가시켰다. 특히 절체절명의 순간에 무언가에 홀린 듯 오영의 오빠 노릇을 자처하는 선택이나, 이후 오영의 집에 들어가 PL그룹 사람들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 오영을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시각장애를 지닌 그녀를 위기에서 구출해내는 장면은 각기 상반된 매력과 함께 멜로드라마 주연으로서의 조인성의 진가를 엿보게 했다.

송혜교의 아름다움 또한 멜로 장르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한 효과적인 장치였다. 시각장애를 지녔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신세지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오영 캐릭터의 꼿꼿함은 송혜교의 반듯한 외모를 통해 더욱 살아날 수 있었다. 특히 송혜교는 공허한 듯 허공을 내다보는 시선처리와 지팡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등 자연스러운 시각장애인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가장 이목을 끈 것은 한 화면에 잡힌 조인성·송혜교의 그림 같은 자태였다. 이들은 ‘그겨울’ 1,2회에서 날선 공방을 펼치며 서로를 향해 냉기를 뿜어냈지만, 어찌된 일인지 촉촉한 멜로 감성이 살아 숨쉬는 정서로 화면을 가득 채웠고, 이는 향후 두 사람 사이에 펼쳐질 본격적인 러브라인에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외로움의 극단에 살다 운명처럼 엮이기 시작한 실타래는 두 사람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했고, 상처로 얼룩진 오영과 오수의 감성이 충돌하는 지점은 ‘그겨울’이 지닌 최대의 무기였다.
방송 이후 시청자의 반응도 두 배우의 이 같은 모습과 찰떡 호흡에 대한 호평이 지배적이었다. 죄수복을 입고 교도소를 런웨이로 만들 정도로 멋지다는 조인성에 대한 반응과, 멜로드라마 여주인공의 외모로 단연 으뜸이라는 송혜교에 대한 극찬이 줄을 이었다. 캐릭터에 빈틈 없이 밀착된 두 배우의 연기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의견 역시 다수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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