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선발진 경쟁이 이제 막 닻을 올렸다.
다저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투수-포수조 스프링캠프 둘째 날을 맞아 첫 단체훈련을 가졌다. 다저스의 투수가 전부 모였고,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이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집중 관찰했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화두는 선발진 경쟁이다. 매팅리 감독은 "우리는 선발투수가 8명 있다. 몇몇 선수들의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며 "아직 아무 것도 결정난 건 없다. 앞으로 시간은 많이 남아있고, 경쟁에서 상태가 좋은 선수들을 쓸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저스 라커룸 위치도 이 같은 선발 경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선발진들을 한 군데로 모아놓았는데 테드 릴리,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 그리고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애런 하랑, 채드 빌링슬리, 크리스 카푸아노, 류현진, 조쉬 베켓 순으로 위치해있다.
네드 콜레티 단장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한 건 변수에 대비한 면이 있다. 작년에 시즌 막판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선발진의 두터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선발진에서 맞이할 투수는 5명이고,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는 그들에게 살아남기 위한 전쟁터다.
확정된 자리는 '원투펀치' 커쇼와 그레인키 둘 뿐이다. 나머지 세 자리를 두고 6명이 경쟁하는 2대1의 모양새.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한 릴리와 팔꿈치에 통증을 안고 있는 빌링슬리의 몸 상태가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다저스는 최대한 많은 선발 자원을 끌고가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류현진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특히 류현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7명은 모두 3시즌 이상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실적 있는 투수들로 결코 만만치 않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불벤피칭도 시작됐다. 에이스 커쇼를 비롯해 베켓, 빌링슬리, 카푸아노 등 4명의 선발투수들이 30여개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류현진도 15일 35~40개의 공으로 매팅리 감독과 허니컷 투수코치 앞에서 불펜피칭할 계획. 각자 시범경기를 앞두고 천천히 몸 끌어올리는 단계이지만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냥 지금 몸 상태로 던지겠다. 너무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 다른 투수들도 자기 몸 상태에 맞춰 한다"며 "시범경기에서 계속 몸을 만들도록 하겠다. 여기는 피칭개수를 한국보다 적게 한다. 내일도 하던 대로 피창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준비한다. 그만큼 자신감도 있다.
다저스는 24일부터 시범경기를 갖는다. 내달 19일까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플릿스쿼드 포함 총 40경기를 치른다. 시범경기에서 어떤 피칭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류현진은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경쟁에서 꼭 이겨 높은 순번의 선발로 올라가겠다"며 "불펜에서 던지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는 말로 생존경쟁을 앞두고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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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류현진-커쇼-카푸아노-릴리-빌링슬리-베켓(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