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캠프' 류현진이 느끼는 한국-ML 차이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14 17: 30

"한국과 많이 다르다".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만들어진 선수다. 지난 2006년 고교 졸업 후 7년간 한국프로야구에서만 뛰었다. 메이저리그 팜시스템에서 성장한 박찬호-추신수와는 또 다른 케이스. 때문에 그가 느끼는 한국과 미국 야구 사이에서 느끼는 차이도 크다. 훈련장 인프라부터 훈련 방법까지 모든 게 다르다. 
▲ 놀라운 야구 인프라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인프라다. 다저스는 1948년부터 2008년까지 61년간 쓴 플로리다 베로비치 다저타운을 떠나 2009년부터 개장한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을 캠프지로 쓰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주경기장을 사이에 두고 함께 사용하는 캠프장은 무려 16개면의 야구장과 시설을 자랑한다. 그 중 다저스는 7개면과 보조 훈련장을 쓰고 있다. 훈련 공간이 아주 넓어 장거리러닝도 야구장 3개면 주변을 오갈 정도로 광범위하다. 
류현진은 "한국과 아무래도 많은 차이가 있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훈련 시설이라든지 캠프장 크기에서 완전히 다르다. 홈구장이 아니고 캠프지인데도 이렇게 좋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3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40일 정도 쓰지만, 최고의 훈련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외 선수들을 위한 편의도 최고 수준이다. 유니폼-트레이닝복이 수시로 지급돼 라커 옷걸이에 걸어놓고, 훈련 후 스파이크도 구단 인력이 털어준다. 오로지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있다. 
▲ 훈련은 짧고 굵게
메이저리그의 훈련 방식도 류현진이 그동안 느끼지 못한 색다른 부분이 많다. 류현진은 "워밍업이 제일 다르다. 한국보다 시간이 짧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다저스의 스트레칭은 6개조로 나뉘어 로테이션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그라운드 안에서 전문 트레이너들이 곳곳에 한 명씩 배치돼 다양한 기구와 동작으로 선수들의 근육을 푸는데 집중했다. 몸을 푼 뒤에는 곧장 장거리 러닝에 들어갔다. 워낙 빠른 속도로 스케쥴이 빡빡히 돌아갔고, 밀도 높은 훈련이 이뤄질 수 있었다. 
류현진의 훈련은 오전 9시40분께 시작해 11시45분쯤 마감됐다. 그는 야외 훈련을 마친 뒤 홀로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몸을 풀며 기구와도 싸웠다. 오후에는 훈련 스케쥴 없이 퇴근. 훈련 시간이 약 3시간으로 오전 동안 짧고 굵게 훈련하는 방식이다. 그는 "한국은 웨이트 훈련도 단체로 하는데 여기는 각자가 알아서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훈련이 짧다 보니 운동 시간 자체가 많지 않다. 개인 운동 시간을 더 많이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짧고 굵게 하되 스스로 해야 하는 자율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 
▲ 보크는 미국이 더 관대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차이는 바로 투수 보크였다. 그는 이날 스트레칭과 러닝을 마친 뒤 기술훈련에서 견제 동작을 집중적으로 체크받았다. 같은 왼손 투수들과 조를 이뤄 1루-2루-3루 견제 동작을 모두 취했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도 견제 동작을 놓고 이야기했다는 류현진은 "확실히 한국이랑 다른데 나에게는 더 편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에서 보크가 많았던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류현진은 "1루 견제 때에는 한국보다 조금 더 차이가 나도 보크가 되지 않는다. 왼쪽 뒷다리가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 보크 판정을 잘 내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2루 견제 때에도 공을 천천히 던져도 동작만 빨리 취하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발끝이 향하는 곳을 포인트로 삼는 등 보크 동작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이에 반해 미국은 보크에 조금 더 관대하고, 상대적으로 주자 견제와 투구에도 용이하다. 류현진에게도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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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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