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괴물투수가 메이저리그 왕년의 홈런왕을 만났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최초의 70홈런 타자로 유명한 마크 맥과이어(50) 타격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드디어 방망이를 잡았다. 첫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였지만 타격훈련을 앞두고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가장 큰 헬맷과 함께 33.5인치 방망이를 지급받았다. 서양인 머리 형태에 맞춰진 헬멧이 머리에 맞지 않아 아예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날은 가벼운 티배팅으로 모든 투수들이 헬맷 대신 모자를 쓰고 타격훈련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불펜피칭을 마친 뒤 잭 그레인키, 애런 하랑, 테드 릴리 등 선발투수 후보들과 함께 배팅 케이지로 이동했다.

그물망이 쳐져있는 배팅 케이지 안에는 왕년의 홈런왕으로 유명한 맥과이어 타격코치가 있었다. 그는 친정팀 세이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타격코치로 활약하다 올해부터 다저스에 새롭게 부임했다. 1998년 새미 소사와 역사적인 홈런왕 경쟁을 벌이며 최초의 70홈런을 기록한 전설의 홈런타자다. 류현진에게도 특별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은 캠프 합류 뒤 맥과이어 코치를 이미 만났다. 맥과이어 코치는 류현진에게 "타격할 때 허리를 세워라"는 조언을 했다고. 지난 2006년 한화 입단 후 투수에 집중하며 장난 칠 때가 아닌 이상 배트를 잡고 돌리지 않은 그였기에 타격폼이 어색했던 것이다.
류현진은 동료 투수들과 번갈아 가며 맥과이어 코치가 티배팅 봉 위에 올려놓은 공을 쳤다. 류현진은 "20개 정도 쳤는데 코치님이 '앞에 있는 망을 맞히라'고 했라. 어느 정도 잘 맞힌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멈춰있는 공이라 가능했다. 아무래도 강공보다는 번트 연습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타격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았다.
고교 시절 류현진은 통산 20경기에 나와 61타수 18안타 타율 2할9푼5리 1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삼진 9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9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3할8푼6리였고, 2루타 5개 포함 장타율이 4할5푼9리였다. 고교 시절에는 출루와 장타 위주로 순도 높은 선구안과 타격을 자랑했었다. 희생번트는 단 하나. 류현진은 "주위에서는 내 스윙을 보고 골프 스윙이라고 하더라. 아무래도 스윙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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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