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트레이너 말을 안 들어요".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3일째 훈련을 가졌다. 전날 장거리 러닝에서 최하위권으로 처지며 체력 논란에 시달렸기에 이날 훈련에서도 류현진의 러닝이 관심을 모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40분부터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류현진은 10시5분부터 단거리 러닝에 들어갔다. 그라운드 3개면을 도는 장거리 러닝과 달리 단거리 러닝은 외야 우측과 좌측을 반복 달리기하는 '폴투폴'로 이뤄졌다. 다저스 투수들은 5개조로 나뉘었고,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J.P 하웰 등 왼손 투수들과 함께 조를 이뤄 달렸다.

왕복으로 2세트를 오갈 때만 하더라도 문제 없었다. 하지만 3세트째부터 조금씩 뒤처지기 시작한 류현진은 결국 4세트부터 완전히 대열에서 떨어져 천천히 뛰는 것으로 대신했다. 바로 다음조에게 따라잡힐 정도로 힘겨운 모습. 옆 라커를 쓰는 카푸아노와 하웰이 어깨와 엉덩이를 두드리며 힘들어하는 류현진을 격려했다. 러닝을 마친 뒤 류현진은 굵은 땀방울을 훔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러닝은 약 15분 정도 타이트하게 진행됐다.
전날 장거리 러닝으로 '굴욕'을 맛본 만큼 이날 단거리 러닝을 잔뜩 벼른 류현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불펜피칭에서 주전 포수 A.J 엘리스의 칭찬을 받았고,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러닝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불펜피칭으로 만회한 셈이다.
훈련을 마친 뒤 류현진은 "선수들이 트레이너 말을 안 듣는다"며 선수들의 러닝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트레이너가 35초 안으로 뛰면 된다고 하는데 선수들은 전부 26초 만에 들어오더라. 여기 선수들은 너무 빨리 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달리는 체력과 공을 던지는 체력은 관계 없다. 미국의 훈련 강도가 높지만 훈련량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다. 충분히 할 만하다"고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러닝에서 계속 굴욕을 당하고 있는 류현진이만 체력적인 걱정은 전혀 없었다. 그는 "한국에서도 원래 러닝이 느렸다"고 인정하며 개의치않았다. 한국에서 류현진은 최고의 이닝이터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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