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야수 황선일(26)이 1군 진입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황선일은 이미 1차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베스트 컨디션을 맞춘 상태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황선일을 두고 “많이 늘었다. 기존 1군 선수들은 물론 주전들까지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황선일 역시 최근 연습경기에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된 지난 11일 한신전에서 1타점 내야안타를 쳤고 14일 삼성전에선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특히 3회초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날려 흐름을 LG쪽으로 가져왔다.

사실 황선일은 퓨처스리그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타자다. 2010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2푼7리 장타율 .505로 LG 2군 외야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상무 전역과 동시에 팀에 적응해 LG 2군 타순을 이끈 것이다.
“2010년 3월에 상무에서 전역했는데 팀에 합류하자 신고선수 3군 판정을 받았다. 사실 상무에서 출장 기회가 없었고 그저 야구 자체가 너무 간절했기 때문에 3군판정도 괜찮았다. 군전역을 앞뒀을 때부터 웨이트에 열중했고 전역 후에도 거의 밥 먹고 야구만 했었다. 3군에서 2군으로 올라갔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정말 기뻤다.”
퓨처스리그를 지배했지만 좀처럼 1군 진입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2010시즌 막바지에 겨우 1군에 올라갔고 1군에선 풍족한 외야진에 자신도 모르게 움츠렸다. 당시 LG는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택근 이대형 등 빅5 외야진을 꾸리고 있었다. 2011년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 번 잃어버린 자신감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2011시즌 후 교육리그에선 어깨 부상으로 수술까지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0년 2군에서 3할8푼까지 타율이 올라갔었다. 그런데도 1군에 콜업되기는 커녕, 계속 신고선수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격지심에 빠졌다. 신고선수가 해제되고 시즌 막바지 1군에 가긴했는데 정말 외야진에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2군을 맡고 계시던 김기태 감독님 덕분에 2011년 스프링캠프도 갔지만 좀처럼 적응이 안 됐다. 1군 진입이 힘들겠구나 싶었다. 이상하게 1군에 올라가기만 하면 타격밸런스가 흔들렸다. 그러다가 2011시즌 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어깨 다치고 수술판정을 받았을 때는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황선일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어깨 수술과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다시 배트를 잡았다. 2012시즌 5월 말부터 실전에 투입되며 서서히 경기 감각을 찾아갔다. 8월에는 한시적으로 1군 콜업도 받았다. 현재 2년 만에 전지훈련에 참가, 1군 선수가 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주위 환경을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는 먼저 자신을 이겨내고 준비하고 있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 다짐했다.
“2년 만에 다시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께서 스윙이 짧게 나오는 것과 붙여 놓고 치는 것을 강조하신다. 타격폼이 특이한 편인데 코치님과 상의해서 안 되는 부분은 될 수 있도록 바꿔가고 있다. 결국 내 자신과의 싸움인 거 같다. 내가 준비되어 있고 전처럼 1군에 올라왔을 때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내 타격만 할 수 있다면 1군 투수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준비하고 기다리면 기회는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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