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 몸낮추기' 광주, 분위기 끌어올렸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15 16: 56

 광주 FC가 달라졌다. 패배의식에 젖어 의기소침했던 지난해 말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그 중심에는 광주 코칭스태프가 있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광저우 인근 둥관시 공설운동장. 섭씨 2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에도 광주 FC 선수들은 패스게임, 실전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만큼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며 훈련에 몰입한 사람들이 있었다. 여범규 광주 감독과 남기일, 김길식, 박종문 코치 등 광주 코칭스태프들이었다. 이들은 훈련 내내 선수들과 똑같이 뛰어다니고 움직임을 일일이 체크하며 '맞춤형 지도'를 하고 있었다.
지도자들이 훈련에 적극 참여하면서 분위기도 달라졌다. 코칭스태프도 훈련에서만큼은 사실상 선수처럼 뛰어다니다보니 현역 때 못지 않은 몸매가 다져졌을 정도다. 광주 관계자는 "한 선수가 뒤태만 보고 같은 동료 선수인 줄 알고 장난을 걸었는데 알고 보니 감독님이어서 놀랬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애교, 장난도 많아졌다. 패스게임을 하다가 코치가 뺏기면 큰소리로 "에이~"라고 놀린다. 이렇게 격의가 허물어지면서 팀 내부 소통도 더 활발해졌고, 끈끈한 팀이 됐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치른 7차례 연습경기에서도 5승 1무 1패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렇게 분위기가 조성된 건 여범규 감독이 '소통하는 팀'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 덕분이었다. 2011년 창단 때부터 광주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여 감독은 2부리그 강등으로 자칫 어려움에 몰릴 뻔 했던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선수단과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 이를 위해 코칭스태프도 몸을 낮춰 선수들과 적극 소통하고, 선수 모두 팀 분위기에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여 감독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는 만큼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원했고, 코치들도 내 생각에 적극 동의했다"고 말했다. 주장 박병주(28)는 "선생님들이 정말 열심히 하신다. 몸만 봐도 느낄 정도다"면서 "적절한 조화로 시즌 개막까지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costball@osen.co.kr
여범규 감독 / 광주F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