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자존심은 지켜야죠"(박정석 나진 e엠파이어 감독).
박정석 감독의 굳은 다짐은 아쉽지만 바람으로 끝나고 말았다. 역시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지난 2일 LOL 챔피언스리그 윈터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린지 불과 13일만이었다. 윈터시즌 우승팀인 나진 소드를 주축으로 한 나진 e엠파이어가 클럽팀들의 맞대결 무대인 마스터즈서 1무 1패(세트전적 1승 3패) 최하위 탈락의 충격을 던졌다.
나진 e엠파이어는 15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벌어진 'LOL 클럽 마스터즈' B조 KT와 제닉스와 경기서 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내면서 1무 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3위로 떨어졌다. 2위 제닉스와 1무 1패로 동률이었지만 분당 KDA서 0.026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나진의 출발은 좋았다. 첫 상대인 제닉스와 1세트서 MVP서 새롭게 팀에 합류한 '노페' 정노철이 간판스타 '막눈' 윤하운과 기막힌 호흡을 과시하며 손쉽게 1세를 승리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제닉스와 2세트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새롭게 제닉스에 합류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인 ‘코코’ 신진영이 카사딘으로 21킬 0데스 8어시스트라는 놀라운 활약으로 나진의 발목을 잡았다.
쉽게 풀어갈 줄 알았던 첫 경기서 무승부를 허용한 나진은 KT와 두 번째 경기서는 조직력에서도 허점을 드러내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KT와 1세트서 바이를 선택한 정글러 이병권이 나진의 주전 정글러 조재걸의 녹턴을 압도했고, 간판스타 윤하운 대신 출전한 구본택 역시 쉔으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무릎을 꿇었다.
2세트는 윈터 우승팀 소드 멤버로 출전했지만 더욱 완벽하게 패했다. 아직 KT에 입단이 확정되지도 않은 테스트생 김찬호가 윤하운을 압도했고, 상단의 유리함을 시작으로 중앙과 하단 지역에서도 격차를 점차 벌리면서 승부의 주도권을 잡았다.
중반 나진이 추격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김찬호가 윤하운을 포함해 기막히게 나진의 챔피언드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결국 나진은 포인트가 10점차 이상 벌어지면서 굴욕적인 경기포기를 선택하면서 분당 KDA 포인트로 2위 진출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한참 뒤지면서 최하위로 클럽 마스터즈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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