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서 반드시 배출되어야 할 미래 스타다”.
대학리그 최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되었음을 감안하면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1군 수준 등을 생각하면 제대로 검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유망주다. 워낙 갖고 있는 잠재력이 대단한 만큼 감독은 그를 미래의 스타로 확실히 점찍고 힘을 북돋워주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붙박이 3번 타자로 활약하게 될 나성범(24)에 대한 김경문 감독의 기대치는 상상 그 이상이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대만으로 이동해 2차 전지훈련을 치를 예정인 NC. 특히 NC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선을 보이며 돌풍을 바라고 있다. 외국인 투수 3인 선발과 지난해 퓨처스리그 15승을 따낸 이재학이 선발진에서 자리를 확정지었고 클린업트리오 구도도 나성범-이호준-모창민으로 윤곽이 드러나는 중이다.

특히 팀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감안했을 때 야수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바로 나성범. 광주 진흥고-연세대를 거쳐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특별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대학 시절 뉴욕 양키스의 러브콜까지 받았던 특급 좌완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권유에 따라 타자로 전향했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94경기 3할3리 16홈런 67타점 29도루의 성적표를 남겼다. 본격적인 타자 전향 첫 해임을 떠올리면 뛰어난 성적이지만 현실적인 1,2군 기량 차를 감안하면 뭔가 아쉬운 기록이다.
“타자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게다가 신생팀인만큼 우리 팀에서는 스타가 자주 나와야 더 수월한 팬 몰이도 가능해진다. 지난해 한 시즌과 훈련 과정을 지켜보니 재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바른 자세와 즐길 줄 아는 마인드는 물론이고 힘든 부분도 이겨내려는 독한 근성도 지녔더라. 분명 성범이는 대단한 스타가 될 것이다”.
김 감독은 두산 재임 시절에도 3번 타순에 때에 따라 선두 타자 역할도 가능한 발 빠른 중장거리형 타자를 놓고자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1시즌까지 김 감독 재임 시절 가장 3번 타순에 자주 나서던 김현수의 경우는 타격 능력이 탁월했으나 단독 도루 능력은 다소 아쉬움이 있어 2010시즌 초반 4번 타순에 배치된 바 있다. 가장 기대치가 컸던 고영민의 경우는 선수 본인이 잇단 부상으로 주저앉으며 성공하지 못했던 전략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김 감독은 김현수 외에도 거포가 아닌 이택근(넥센), 정근우(SK) 등을 3번 타순에 기용한 바 있다. 정근우의 경우는 발 빠른 1번 타자이지만 한 시즌 7~8개 가량 홈런을 기록하는 등 심심치 않게 장타도 때려내는 타자이며 이택근은 몸만 건강하다면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가 보장된 5툴 플레이어다. 호타준족 3번 타자를 선호하는 김 감독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컨택 센스와 무시 못할 일발장타력, 단독 도루 능력까지 두루 갖춘 나성범은 김 감독이 그토록 찾던 3번 적임자로 볼 수 있다.
나성범은 표현이 솔직한 데다 야구에 대한 열의도 대단한 유망주다.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롤모델에 대해 “추신수(신시내티) 선배와 이병규, 박용택(이상 LG) 선배”라고 밝힌 나성범은 “중장거리 타자로서 위력 뿐만 아니라 탁월한 베이스러닝으로 상대팀을 위협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인 선배들이다.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고 익혀 나도 훌륭한 타자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몸에 맞는 볼도 많이 기록하면서 지난해 한 시즌을 치르기 힘들었을 텐데 꾹 참고 다 버텨내더라. 재능은 물론이고 근성도 마음에 쏙 들더라. 저 친구가 우리 팀의 간판 스타로 크고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김 감독은 매서운 눈매로 나성범의 스윙과 베이스러닝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 애리조나(투산)=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