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믿는다" 류현진-엘리스, 환상의 배터리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16 07: 03

"굉장히 편했다".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전 포수 A.J 엘리스(32)와 첫 불펜피칭을 함께 한 후 그는 "피칭 전에 엘리스는 '네가 던지고 싶은대로 편하게 던져라'고 말해줬다. 덕분에 굉장히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지난해부터 다저스 주전 마스크를 쓴 엘리스는 올해도 유력한 주전 포수다. 
류현진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개막 이후 첫 공식 불펜피칭을 가졌다. 류현진은 잭 그레인키, 애런 하랑, 테드 릴리, 맷 팔머 등 4명의 투수들과 함께 불펜피칭을 동시에 진행했다. 특히 그레인키, 하랑, 릴리 등 또 다른 선발 후보들이 있는데도 주전 포수 엘리스가 직접 류현진 공을 받았다. 

류현진은 총 41개의 공을 던졌고,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던졌다. 메이저리그 불펜피칭장은 시끌벅적한 한국과 달리 별다른 말없이 조용하게 치러지지만, 류현진의 공을 받은 엘리스는 "나이스 류", "올 라이트"를 외치며 계속해서 만족스런 제스처를 취했다. 피칭을 마친 뒤에는 손을 맞잡고 끌어안으며 류현진의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엘리스는 "류현진의 공을 받아 영광이다. 매우 흥미로웠다. 오프시즌에 구단으로부터 그의 비디오를 받아 피칭 모습을 봤는데 직접 받는 건 처음이다. 비디오에서 본대로 좋았다"며 "패스트볼 커맨드가 좋았고, 변화구 중에서는 체인지업이 훌륭했다. 처음이라 긴장을 할 만한데도 몸쪽-바깥쪽으로 원하는 곳에 요구한 대로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류현진과 진심 어린 소통을 나누려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는 류현진에게 "투수를 위해 공을 받는 게 포수의 역할이다. 네가 있으니까 포수가 있는 것"이라는 말로 류현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엘리스는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통역도 있고, 바디 랭귀지를 할 수도 있다. 야구는 공통 언어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며 류현진의 언어 부담을 덜어줬다. 
엘리스는 서른줄을 넘은 뒤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늦갂이형 선수다. 지난 2011년 다저스와 엘리스 호흡을 맞춘 대나 이브랜드(한화)도 "다저스에는 엘리스라는 매우 훌륭한 포수가 있다. 그와 호흡을 잘 맞춘다면 류현진에게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스는 상대 타자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투수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리드가 장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엘리스는 캠프 전 류현진을 만나 "타자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며 그를 안심시켰다. 류현진도 "당신만 믿고 던지겠다"는 말로 화답했다. 
엘리스는 지난해 133경기에서 타율 2할7푼 13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볼넷 65개를 골라내는 등 출루율 3할7푼3리로 순도 높은 타격과 선구안을 자랑했다. 타격에서도, 류현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수비. 그는 리그 주전 포수 중 수비율 4위(0.995), 도루저지율 5위(0.327)였다. 류현진은 엘리스만 믿고 오로지 투구에 집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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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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