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의 고백, “어린 시절 프로는 생각도 못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16 08: 12

“나는 그저 평범한 선수였다. 어린 시절 프로는 생각도 못했다.”
LG 외야수 이병규(39)는 야구 천재로 꼽힌다. 프로 입단 1년차부터 LG의 주전 중견수가 됐고 당해 신인왕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국가대표로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3년차에는 30-30 달성으로 리그 최고 외야수로 순식간에 성장했다. 모든 코스의 공을 다 때려낼 수 있는 천부적인 컨택능력과 빠른 다리, 그리고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로 야구 선수의 이상향 그 자체다.
그런 이병규가 중‧고교 당시에는 주목받지 않은 ‘보통 선수’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15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이병규는 아마추어 선수 시절을 회상, “당시 자신과 프로는 별개의 세상이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현재 많은 중고교생은 물론, 프로 신예 선수들이 이병규를 롤모델로 삼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롤모델을 정할 수 없을 만큼 야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중‧고교 시절에는 평범한 선수였다. 롤모델이 있을 여유 조차 없는, 교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였다. 그래서 포지션이 생기면 마냥 그 자리에서 열심히 했다. 사실 프로야구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당시 고등학교가 강팀이 아니라 프로 진출이 막막했었다.”
이병규는 장충고 3학년 시절 동문회를 기점으로 프로야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프로무대였지만 프로에 진출한 고교동창 선배의 모습으로 프로가 조금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프로직행이 아닌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대학진학을 선택했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만 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종열 선배님이 고등학교 동문회 때 LG 유니폼을 입고 오셨다. 그 때 처음으로 프로야구를 느꼈다. 원래 대학교가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 봤다. 냉정히 봐서 프로야구는 나하고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 야구라고 단정지었다. 근데 고3 때 LG에서 나를 스카우트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당시 부모님은 프로에 가라고 하셨다. 그래도 나는 대학을 나오고 싶었다. 지금도 후회는 안 한다.”
이병규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단국대학교 시절부터였다. 이례적으로 1학년부터 많은 경기에 출장했고 2학년 때는 처음으로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고교시절까지 전혀 생각지 못한 국가대표에 선발되니 이후 프로무대가 직접 피부로 와 닿았다고 한다. 
“대학교에 들어가니 야구란 게 조금 수월해졌던 거 같다. 어떻게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많이 나갔다. 그리고 2학년 때 실력이 많이 늘어 처음으로 국가대표도 해봤다. 태극마크를 다니까 ‘정말 다른 세계가 있었구나’ 싶더라. 다른 나라가서 경기를 하는 데 참 신기했다. 대학교 때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프로 진출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결국 이병규는 1997년 계약금 4억4000만원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그리고 프로 17년차를 맞이하는 2013시즌을 앞두고 31년 LG 프랜차이즈 타율(3할1푼2리)‧홈런(153개)‧‧타점(864)‧득점(927) 부문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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