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병규의 목표, “김기태 감독님과 PS 진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16 07: 20

LG 주장 이병규(39)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주장 역할론을 전하는 한편, 김기태 감독과의 연연을 오랫동안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이병규의 몸 상태는 이미 실전에 가깝다. 15일 이병규의 연습 배팅을 지켜본 김무관 타격코치는 조만간 이병규가 연습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고 봤다. 이병규는 빠르면 다음 주 연습경기에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나이로 어느덧 마흔이지만 이병규는 올 시즌에도 이전과 같은 활약을 약속했다. 지난해 타율 3할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무릎 부상으로 풀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장타율 역시 .400으로 2011시즌인 .48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개막전 쐐기 만루포로 호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왼쪽 장딴지 부상으로 15일을 빠진 게 컸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장으로서 팀과 자신을 모두 챙겨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았다.

“초반 잘나가다가 부상으로 15일 쉬고 왔을 때 좋았던 밸런스를 잃어버렸다. 러닝하면서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데 장딴지 부상으로 러닝이 힘들었다. 사실 주장이 되면서 내 것을 많이 내려놓았다. 그래서 컨택 위주로 타석에 임했다. 팀과 나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두 내 잘못이다. 우리 선수들을 잘 챙기려고 했는데 팀 성적도 안 나왔다. 일 년 지나고 보니까 내 실수란 것을 느꼈다.”
시즌 초 LG는 10번 연속 승률 5할을 사수하며 이변의 주인공의 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투타에서 슬럼프를 겪었고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6월 중순부터 흔들렸다. 6월 22일 잠실 롯데전 역전패가 기점이었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의 블론세이브와 결장으로 LG는 5할 승률을 사수에 실패, 긴 연패와 함께 급격히 추락했다. 당시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이병규는 선수들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썼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내가 주장을 하는 동안에는 선수들이 부담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래서 그 날 그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열었다. 미팅에서는 농담과 함께 웃으며 가볍게 경기를 치르자고 했었다. 그날 선수단 분위기도 좋았고 경기 내용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 사건이 터지면서 불길한 기운이 돌았다. 사실 나는 정확한 내용은 그 다음날에 알았다. 중근이가 2군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그게 왔구나. 또 터져버렸구나”라는 느낌이 들더라.“
결국 LG는 2012시즌에도 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어느덧 10년째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고 선수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이병규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해 ‘창피한 일이다’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 시점에서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다시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겠다고 했다.
“말이 10년이지 굉장히 긴 시간이다. 창피한 거라고 생각한다. 제발 10년에서 끝내고 싶다. 11년까지 이어지기는 싫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말하면 후배들이 부담을 더 느낀다.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포스트시즌) 갈 수 있다’, ‘4강 할 수 있다’고 외치라고 한다.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마인드를 바꾸려 노력하는 게 좋다.”
긍정적인 마인드 외에 이병규는 후배들에게 부상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이병규는 지난 위기의 순간이 모두 부상과 연관이 있었던 만큼, 선수들 스스로 위기의 순간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전지훈련을 마치는 게 지금 당장의 과제라는 뜻이다. 
“우리 팀도 부상만 없다면 좋은 팀이다. 그래서 괜히 올 시즌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아직 시즌은 시작도 안 했다. ‘그냥 오늘 하루 즐겁게 부상 없이 가자’고 늘 말한다. 물론 시범경기만 시작 되도 시즌 전망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부상을 피하는 게 첫 번째다. 차후 시즌 들어가기 전에 안 좋은 전망이 나오거나 다른 걸로 흔들리면 선수단 미팅을 열어서 다시 뭉쳐서 준비하자고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병규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김기태 감독과의 인연을 위해서라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수단 전체적으로 김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원하는 만큼, 강한 동기부여가 발휘되기를 바랐다.
“사실 선수였다가 감독이 되면 변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감독이라는 자리가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오신다. 실제로 우리 선수들도 많이 놀랐다. 이런 게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 일단 올해 우리 팀 불펜이 좋다. 선발이 5, 6회만 버텨주면 삼성처럼 후반에 지켜서 이기는 팀이 될 거라 믿는다. 감독님 만을 위해 야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성적을 내면 감독님과 오래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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