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기다. SK 마운드도 위기라는 평가를 뒤로 하고 그 희망을 찾아나가고 있다. 불안요소를 차츰 메워가는 과정 또한 순조롭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및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목표로 다시 뛰고 있는 SK는 올 시즌 마운드 운영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돌아가는 상황이 타 팀에 비해서는 썩 좋지 못해서다. 저력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일단 지난해까지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변수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 송은범 채병룡 박정배 엄정욱 등 핵심 자원들의 출발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따뜻한 오키나와로 향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은 아직이다. 지난해 30세이브를 올렸던 마무리 정우람이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는 것도 큰 숙제다.

크리스 세든, 조조 레이예스라는 두 왼손 외국인 투수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한국 무대 적응도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성장의 문턱에서 한 번씩 좌절을 맛봤던 신진 세력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절대과제로 남아있다. 요약하면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더 많은 SK 마운드다.
그러나 저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SK 마운드다. 항상 공백이 우려됐지만 이 변수를 잘 제어하며 정상급 위용을 자랑했던 경력이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그간 핵심 선수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조금씩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 문승원 여건욱 등 비교적 젊은 피들은 물론 신승현 제춘모 등 한동안 제 몫을 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장 치열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성준 SK 투수코치는 “비유하자면 전체 투수들 모두에게 물조리개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이다”라고 했다. 특정 선수가 아닌 전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통해 마운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또 성 코치는 “현재 빈자리가 많으니 끝까지 잘 선별해 알맞은 보직을 주겠다는 것이 팀의 생각이다. 다 잘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변수가 많은 만큼 예비 자원들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든 나쁠 것이 없다.
일단 플로리다 캠프에서는 각 선수들에게 고른 기회를 부여했다. 성 코치는 “미국에서 1인당 3경기 정도를 소화했다”고 했다. 끝까지 경쟁심리를 부추긴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실전 위주의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고른 기회를 줘 올 시즌 마운드 운영을 그릴 예정ㅇ다. 이만수 SK 감독은 “모든 것을 백지에서 시작하고 있다. 한 경기에 5%씩 채워간다고 생각하면 시범경기 때까지는 대략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겠느냐”라며 서두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성 코치는 “레이예스는 제구와 경험이 잘 어우러진 선수다. 충분히 자기 몫을 할 것으로 본다. 또 세든은 타자들이 까다로워 하는 스타일이다. 좋은 투구내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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