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야구 국가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전력 분석 전쟁에 들어갔다.
제3회 WBC에 나서는 우리나라 대표팀은 12일 새벽 대만 훈련지로 출발했다. 출발 전날(11일) 소집일에 모인 대표팀 선수 28명에게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이 16GB짜리 USB 메모리를 하나씩 나눠줬다. KBO에서 특별히 준비한 상대 전력분석 자료였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USB 메모리에는 우리 대표팀이 맞붙을 국가들의 전력분석 자료들이 모두 담겨있다. 모아서 설명하는 것과 달리 선수들의 몸도 편하고 시간도 절약되고 동영상을 반복해서 볼 수까지 있어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팀과 여러 번 만나는 패넌트레이스보다 한 두 경기만을 맞붙는 대회에서는 상대팀을 얼마나 더 많이 분석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우리나라도 지난 WBC 1,2회 대회에서 전력 분석을 통해 미국, 쿠바 등 강팀을 잇달아 물리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나라 만큼이나 WBC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도 대만에 전력 분석원을 파견하는 등 전력 분석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15일부터 합숙 훈련에 돌입한 일본 대표팀은 선수단 전원에게 아예 분석 자료가 든 태블릿 PC를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태블릿 지급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일본 프로팀들이 이미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더욱 놀라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식사하는 식당에서는 일본과 맞붙을 상대팀들의 동영상이 계속 나오게 해 선수들이 틈날 때마다 전력 분석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 각자 리그를 대표하던 선수들이 빠지면서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 추신수, 김광현 등이 빠진 한국과 다르빗슈 유, 이치로 스즈키, 아오키 노리치카 등이 빠진 일본이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한 방편으로 더욱 더 치열한 전력 분석에 들어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