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침묵' 박주영, 시간이 많지 않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2.16 08: 55

박주영(28, 셀타비고)의 득점포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코파 델 레이에서 골맛을 보긴 했지만 리그만 보자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째 골이 없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 이적 후 16경기에서 571분을 뛰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세군다(2부리그)에서 갓 올라온 약체 셀타 비고 소속이라는 핸디캡과 뛰는 무대 자체가 날고 긴다는 선수들이 모인 세계 최고의 프리메라리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낙제점은 아니다. 한국 유일의 라 리가 선수로서 스탯을 넘어 그가 뛰는 한 경기 한 경기, 그 자체가 우리에겐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대가 컸기에 16경기 2골의 활약은 뜨뜻미지근하다. 더욱이 입단 당시 셀타 비고에서 잘 해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던 박주영이기에 임대신분으로 향후 거취를 생각하면 지금의 부진은 더 아쉽기만 하다. 

잉글랜드 아스날에서 철저히 소외당했던 박주영은 새로운 돌파구로 많은 기대 속에 스페인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비고에 둥지를 텄다. 시작도 좋았다. 이적 후 2경기 만에, 그것도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한국 팬들은 물론 모두에게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초반 상승세는 온데 간 데 없고 지금은 긴 침묵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요르카를 상대로 리그 2호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이후 도움 1개를 추가했을 뿐 3개월째 침묵 중이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 언론도 조금씩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비고 지역지인 라 보즈 데 갈리시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침묵 중인 공격수, 박주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의 미미한 활약상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시작은 좋았으나 빛을 잃은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실패라는 낙인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고 평했다.
물론 리그가 어느덧 24라운드에 접어들며 박주영으로선 시간이 많지 않게 됐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기회는 있다. 특히 박주영은 오는 16일 자정 헤타페를 상대한다. 헤타페는 박주영이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라 리가 무대에서 첫 골을 터트린 좋은 기억이 있는 팀이다. 스스로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주로 후반 조커용으로 쓰이고 있는 박주영은 일단 셀타 비고가 15일 발표한 18인의 스쿼드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출전 여부는 미지수지만 지금의 부진을 끝낼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기다. 골맛을 본 기억이 있는 만큼 출전 가능성은 높다.
다음 시즌 거취를 위해서라도 갈 길이 바쁜 박주영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긴 침묵을 깨고 또 한 번 헤타페전을 통해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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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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