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사람이다 보니…".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정신과에서 심리 치료를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새로운 소속팀 신시내티의 스프링캠프 공식 개막일을 맞은 추신수는 오전-오후로 타격과 수비 훈련을 받으며 힘찬 첫 발을 내딛었다.
신시내티의 새로운 1번타자 중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추신수는 중견수 전환 성공 여부 못지않게 좌완 투수 공략 가능성에 관심이 모으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좌완 투수 상대로 206타수 41안타 타율 1할9푼9리로 매우 부진했다. 우완 투수에게는 392타수 128안타 타율 3할2푼7리로 강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추신수는 "내가 원래 왼손잡이 투수들에게 약한 게 아니다. 하지만 몸에 맞는 볼 이후 약해졌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정신과에서 심리 치료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추신수는 지난 2011년 몸에 맞는 볼로 손가락이 골절됐고, 지난해에도 머리 쪽을 향하는 몸쪽 위협구에 시달려야 했다. 자신도 모르게 타석에서 움츠러들었다.
실제로 추신수의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2009년(0.275)·2010년(0.264)·2011년(0.269) 모두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2할6푼대 이상으로 평균 수준은 됐다. 그러나 거듭된 사구로 몸쪽 승부가 약해졌다. 결국 정신과에서 심리 치료를 받으며 지긋지긋한 사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신시내티에 왼손 강타자가 많다는 점도 추신수에게 호재라 할 만하다. 그는 "우리팀에 조이 보토나 제이 브루스처럼 뛰어난 좌타자들이 있다. 그 선수들에게 좌투수 공략에 대해 묻곤 한다. 선수는 누구보다 같은 선수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특히 간판타자 보토는 통산 좌완 상대 타율이 3할3리에 달한다.
추신수는 특유의 타격 스타일도 버리지 않기로 선언했다. 그는 "클리블랜드 시절에도 그랬지만 타순이 어떻든 내 타격 스타일 그대로 할 것이다. 1번타자라고 해서 꼭 살아나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내 스타일대로 좋은 공이 들어오면 초구에도 방망이를 낼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잘 유지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말로 변함없이 공격적인 타격을 예고했다.
추신수는 통산 초구 타격이 291차례 있었는데 281타수 118안타 타율이 무려 4할2푼이며 홈런도 16개나 된다. 특유의 공격적인 타격을 1번타자로 고수하는 것도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보다 뒷타자들이 많이 강하기 때문에 득점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심리 치료까지 받으며 사구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하는 추신수. 특유의 타격 스타일 고수, 완성형 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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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이어=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