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
신시내티 레즈 '추추트레인' 추신수(31)가 독기를 품었다. '중견수로는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를 한 번 뒤집어보겠다는 의지다.
추신수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공식 개막을 맞아 첫 단체훈련을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미팅 전부터 팀 동료 라이언 하니건, 크리스 헤이지와 함께 실내 타격 연습장에서 토스배팅을 소화하며 일찍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오전 팀 미팅과 스트레칭을 마친 후 곧장 수비 훈련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우익수를 떠나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추신수에게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12시 정오부터 추신수는 외야수들과 함께 빌리 해처 외야수비 담당 코치의 지도아래 훈련을 받았다. 위치에 관계없이 2개조로 나뉘어 땅볼 타구와 정면 뜬공 타구 그리고 머리 뒤로 넘어가는 뜬공 타구를 받으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 데뷔 후 8시즌 통산 652경기 중 588경기를 우익수로 뛰었다. 좌익수가 58경기로 뒤를 잇고, 중견수는 10경기로 가장 적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신시내티는 약점이었던 1번타자감으로 추신수를 낙점하며 그의 중견수 전환을 선언했다. 추신수로서는 강팀으로 이적한 게 반갑지만, 포지션 변경은 분명 부담스런 일이다.
이날 첫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추신수는 어김없이 중견수 전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더라.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포지션을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인정한 뒤 "하지만 자꾸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니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는 마음도 생긴다"고 말했다.
신시내티는 간판 타자로 성장하고 있는 제이 브루스가 우익수로 있어 추신수가 반드시 중견수를 맡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코치와 선수들에게 중견수 수비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코치와 선수들이 추신수에게 한 조언은 바로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말라. 생각이 많으면 긴장이 된다. 더 어렵게 되니까 마음 편히 해라"는 것이었다.
추신수가 느끼는 중견수와 우익수-좌익수 코너 외야수의 차이는 어떠할까. 그는 "주위에서는 중견수가 오히려 코너보다 더 쉽다고 하더라. 중견수는 타자의 배트에 맞기 전 타구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코너 외야수들은 스핀이 먹은 타구를 처리해야 한다. 힘을 어떻게 주느냐 따라 왼쪽-오른쪽으로 휘거나 뚝 떨어진다"며 "중견수는 타구가 조금 더 빨리 온다. 커버해야 하는 범위가 넓고, 펜스 플레이에도 조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시내티 구단은 중견수 추신수를 확신하고 있지만 아직 외부에서는 비관적인 시선이 걷어지지 않았다. 오기가 잔뜩 생긴 추신수가 보란듯 중견수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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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이어=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