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트레인' 추신수(31)가 FA 대박의 꿈을 잠시 잊은 채 신시내티 레즈의 우승에 전념한다.
지난주 신시내티와 1년간 연봉 737만5000달러에 계약한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추신수를 1번타자 중견수로 쓰기 위해 데려온 신시내티는 팜에서 성장하고 있는 빌리 해밀턴을 2014년부터 1번타자 중견수로 키울 계획. 추신수와 신시내티의 동거는 2013년 한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FA를 앞두고 연봉이 737만5000달러로 오른 건 고무적인 일이다. 추신수는 "많이 올라야 한다. 깎이면 안 된다"며 웃은 뒤 "주위에서는 연봉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난 연봉 계약에 신경 쓰지 않았다. 에이전트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믿고 있었다. 협상이 잘 돼 기분이 좋고 뿌듯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목표도 개인이 아닌 팀으로 잡았다. FA가 되는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즌이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자신을 데려온 신시내티 구단에 반드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추신수는 "내가 여기에 온 이유가 있다. 바로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 성적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추신수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스캇 보라스도 "지금은 FA가 아니라 신시내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다. 첫`시즌을 맞는 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FA는 시즌이 끝난 뒤 일이다. 오히려 FA에 대한 부담을 갖기 보다 자신의 능력을 팀을 위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추신수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몸 을담았지만 포스트시즌을 뛴 적이 없다. 클리블랜드가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2007년에는 추신수가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신시내티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팀으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호성적을 냈고, 언제든 우승이 가능한 전력이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모두 인성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건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 와보니 이기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차이가 느껴진다. 성적이 좋아 그런지 신시내티는 선수들 개개인의 자신감이 보인다.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있다. 나도 선수들과 그 안에서 함께 하며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설레인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라스는 "신시내티가 추신수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줬다. 하지만 처음부터 장기계약 대신 1년 계약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1년만 뛰고 떠날 가능성이 높은 팀이지만 추신수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야구는 비즈니스이고, 선수는 하나의 상품이다. 야구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7~8년 장기계약을 해놓고 2~3년 만에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며 "너무 멀리 생각하지 않겠다. 늘 해왔던 대로 오늘 하루와 한 경기 더 나아가 한 구, 한 구에 집중하겠다. 그게 가장 편하고 결과도 좋다"며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FA 대박 꿈을 잠시 잊은 추신수가 신시내티의 우승과 함께 승리의 목마음을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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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이어=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