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프로 데뷔 후 첫 주장직 승낙 이유 '희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2.17 06: 59

2013년 이동국(34, 전북 현대)의 키워드는 '희생'인 듯 하다.
이동국이 프로 데뷔 후 첫 주장직을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몇 차례 완장을 차거나 아시안게임 대표팀서 주장직을 수행한 적은 있지만, 프로팀에서 1년 내내 주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 건 2013년이 처음이다. 이동국 스스로 "그런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감투를 싫어하지만 이번 만큼은 주장직을 맡기로 했다.
이동국이 주장직을 받은 이유는 하나다. 팀을 위해서다. 자신 하나만을 생각한다면 팀 전체를 아우러야 하는 주장보다는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선수 한 명으로서의 개인이 낫지만 올해 만큼은 경기 중 혹은 평소에도 팀 전체를 신경 쓰기로 했다.

이동국은 "파비오 감독대행이 주장직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선수단 전체를 봤을 때,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현재 많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단에서 나서서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코치진과 선수단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승낙하게 됐다. 이제까지 경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선수단 분위기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팀을 우승을 위해서라면 내가 힘들더라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직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2013년 전북의 주장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인환과 이승기, 박희도, 송제헌, 정혁, 이규로, 케빈 등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이 합류해 전력이 강화됐지만 그만큼 조직력이 낮아졌고, 분위기도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이동국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는 "브라질 전지훈련을 가서 한 두 경기를 했을 때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선수들 서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 새롭게 들어온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가면서 이번 시즌을 많은 기대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마찬가지다. 이동국이 지닌 '희생'이라는 키워드가 살아 있다. 그는 "시즌 초에 개인적인 목표를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개인이 있기 전에 항상 팀이 있다"면서 "그저 작년에 하지 못한 것(우승)을 올해는 했으면 하는 간절함 뿐이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우승을 하기 위한 골 혹은 희생 플레이가 저절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데얀과 득점왕 경쟁에 대해서도 "작년에 정말 못한 것도 아니다. 데얀이 매우 잘해서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보일 뿐"이라며 "지난해처럼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것만 하면 지난해 만큼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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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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