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보다 무서운 것이 절실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심어주고 싶다".
김인완 대전 시티즌 감독은 선수들의 절실함을 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온 선수들도 있고, 다 아픔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절실함을 운동장에서 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그의 말 속에는 선수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해보자는 동지의식이 배어났다.
16일 남해에서 3차 동계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대전 선수단을 만났다. FC안양과 연습경기가 있던 이날 만난 김 감독은 처음 감독에 취임했던 지난 해 12월보다 한층 까매진 얼굴로 나타났다. 선수들보다 더 탄 것 같다는 말에 멋쩍은 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지난 전지훈련을 통해 팀의 단점을 확실히 알았다며 남해에서 그런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각오로 말문을 열었다.

"지금은 선수들도 내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김 감독은 이번 동계전지훈련에서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통상 체력훈련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던 것과 달리 훈련 시간을 최대 1시간 40분이 넘지 않도록 짜임새 있게 배분하고 있다. 오전 오후 두 타임으로 나뉘어서 훈련할 경우 시간을 조절하며 선수들이 훈련에 100%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련'하고 있는 것.
"동계전지훈련이라고 해서 반드시 체력훈련을 더 많이 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리그를 소화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체력을 기르기 위해 무조건 체력훈련을 많이 해야한다는 생각은 안한다"며 선수들에게 집중력과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100%의 상태로 훈련에 임하되 다른 시간에는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김인완식 훈련이었다.
김 감독은 "제주에서는 조직력보다는 내가 뭘 원하는지를 선수들에게 심어주려고 했고 일본에서는 조직적인 부분을 시험하고 문제 파악을 했다"며 "이제 남해에서는 그 부분을 세밀하게 다듬어나가며 보완해야한다. 일단 우리의 문제점 등은 충분히 파악이 됐고 어떻게 경기를 해야겠다는걸 선수들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훈련의 성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는 김 감독의 말 속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더 나아지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
새 얼굴이 부쩍 많아진 대전에서 김 감독은 '절실함'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온 선수들도 있고, 정신적인 면에서 이야기하자면 다 아픔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절실함을 운동장에서 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김 감독은 비수같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기량보다 무서운 것이 절실함이라고 생각한다"는 말 속에는 선수들과 이어진 질긴 유대와 끈질긴 언더독의 정신으로 생존 그 이상을 노리겠다는 신임 감독의 패기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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