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성훈, "축구인생 한 페이지, 멋지게 장식하고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17 07: 55

"마무리 잘해서 축구인생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6년 만에 돌아온 대전은 정성훈(35)에게 여전히 반갑고 그리운 곳이다. 다시 돌아온 감회가 새롭다며 환한 미소를 내비친 정성훈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팀 내 최고참으로서 대전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있었다.
대전 시티즌의 3차 동계전지훈련지인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정성훈을 만났다. 그는 "6년 만에 돌아왔으니 감회가 새롭다. 부담감도 있는데 감독님이 '부담은 좀 있어야하지 않겠냐, 부담을 즐겨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다"며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웃었다.

하지만 그가 올 시즌 맡게 된 부담감의 무게는 제법 크다. 선수층에 대폭 변화가 있었고 태반이 어린 선수들로 꾸려진 대전에서 정성훈은 '최고참'이라는 예상치 못한 벼슬에 오르게 됐다. "최고참이다보니 코칭스태프 없으면 내가 다 관리하고 또 주장하고 같이 이런 저런 일을 해야한다. 선수들이 많다보니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애들도 있어서 어떻게 이끌지 고민도 많다"고 혀를 내두른 정성훈은 "그래도 내가 먼저 다가가 힘든 것 있냐고 물어보고 그러다보니 애들도 조금은 편하게 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상상도 못한 일인데"라며 미소를 띄웠다.
선수단 내에서 정성훈의 인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야말로 정신적 지주다. 주장 박진옥은 물론 윤원일이나 막내 조규승까지 "성훈이 형이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장서서 선수들을 이끌어주고 마냥 무섭지 않게 다독이기까지 해주니 선수들로서는 의지가 되고 보탬이 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김인완 감독이 그에게 바랐던 점이다.
"감독님이 따로 불러서 미팅을 자주 한다. 어린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에게도 힘든 점을 다 이야기하기 힘든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이 나한테 원하는 것이 많다"고 이야기한 정성훈은 "그래서 감독님이 나를 더 많이 야단친다. 내가 잘해야 애들한테 뭐든 할 수 있는 법이다"라며 개구진 미소를 보였다. 김 감독의 잦은 '호출'이 익숙해진 모양새였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8~90% 정도 몸이 올라왔다는 정성훈은 "일본에서는 몸 만드는 단계라 잔부상도 좀 있었는데 참으면서 훈련했다. 이렇게 열심히 동계훈련에 임한 것도 처음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해야할 임무가 많다는 생각에 힘들어도 참고 하게 된다는 것. 김 감독이 강조하는 '절실함'을 바탕으로 올 시즌 대전의 강등을 막고 중위권에 머무를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책임감이 정성훈을 더 활기차게 움직이도록 종용하고 있는 셈이다.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네가 15골,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면 팀은 중위권에 있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맞는 말인 것 같아 목표를 그렇게 두고 있고, 넣을 수 있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하겠다"고 호기로운 목표를 밝힌 정성훈은 "내가 잘해서 팀이 강등되지 않는다면 꾸준히 2~3년은 더 이곳에서 뛰고 싶다"고 또 하나의 목표를 전했다. "마무리를 잘해서 축구인생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는 정성훈의 바람은 한없이 진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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