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부전 무승부’ 두산, 백업도 강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17 06: 50

비록 한 경기였으나 주전급 선수들 대신 젊은 선수들이 주력으로 나선 경기. 상대도 완벽한 주전 라인업은 아니었으나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와 주전급 선수를 출격시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일본 퍼시픽리그팀 세이부 라이온스와 첫 연습경기를 가진 두산 베어스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백업 및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두산은 지난 16일 일본 미야자키현 난고 구장에서 열린 세이부전에서 9회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이미 대만 전지훈련을 위해 떠난 WBC 멤버들과 주력 투수들, 김동주, 홍성흔 등 베테랑 주력 타자들을 제외하고 경기를 치렀다.
상대팀 세이부도 완벽한 주전 멤버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2군급 라인업을 내보낸 것은 아니다. 선발로 나선 브라이언 시코스키는 2010시즌 퍼시픽리그 세이브 1위(33세이브) 전력을 지닌, 일본에서만 10시즌을 보내며 실적과 기량을 갖춘 외국인 투수다. 4번 타자로 출격한 라이언 스필버그는 올 시즌 세이부의 중심타선을 지킬 타자이며 팀의 주장이자 주전 외야수인 구리야마 다쿠미를 비롯 아사무라 히데토, 아키야마 쇼고 등 주전 선수들이 꽤 많이 포함된 라인업이었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의 면면만 보면 세이부 주력급 선수들의 비율도 상당했다. 그러나 두산은 젊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하며 가능성을 보는 데 집중했다. 특히 투수진은 선발 안규영을 시작으로 유희관, 오현택, 김창훈, 이정호, 김강률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1군 경험이 일천한 편인 선수들이 잇달아 출격해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투수진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점은 두산이 발견한 가장 큰 동기부여 요소였다. 선발 안규영은 3이닝 동안 3개의 안타와 2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다소 높은 피출루를 보여줬으나 집중타를 맞지 않는 담력을 보여줬다. 3년차 우완인 안규영은 경희대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올 시즌 두산의 5선발 및 롱릴리프 후보로 훈련 중이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유희관은 막판 집중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했으나 2이닝 째까지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뒤를 이은 사이드암 오현택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둘은 지난해 상무의 원투펀치로 활약했으며 특히 오현택의 경우는 희귀한 움직임의 싱커와 투심을 장착, 투수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1군 예비 전력으로 꼽힌다.
 
야수진에서는 유격수 김재호와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재호는 이날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3루타 1개)를 기록하며 숨겨졌던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이전까지 김재호는 백업 유격수로 준수한 실력을 보여줬으나 고질적인 왼 손목 부상으로 인해 수년 간 타격 면에서 큰 위력을 비추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할7푼1리 고타율을 자랑하는 등 막판 맹타를 터뜨리고 연습경기에서도 감이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난 3년 간 주전 우익수 자리를 이성열(넥센), 정수빈에게 내주며 주춤했던 임재철은 선제 1타점 좌전 안타를 때려내는 등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특히 최근 2년 간은 잇단 부상으로 인해 의기소침했던 임재철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생존을 위해 열을 올리는 중. 3번 타자 3루수로 나섰던 이원석도 동점타를 때려내며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몸으로 보여줬다. 김재호, 임재철, 이원석 모두 주전이 아니라 냉정히 봤을 때 후보군 선수들이다.
타격에서만 1군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것은 아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이날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던 가운데 잇달아 마스크를 썼던 최재훈과 박세혁은 투수들을 잘 리드하며 2실점으로 막는 데 도왔다. 특히 각각 1개 씩의 도루 저지를 기록하며 투수들을 위기에서 구하고 강견을 뽐낸 젊은 포수들이었다.
저마다 시즌 전에는 주전 라인업의 외관을 보고 시즌 성적들을 예상한다. 그러나 결국 강호로 자리잡는 팀은 주전 선수들의 큰 부상이 없거나 주전 부상에도 그 공백을 메우는 선수들이 펄펄 날아다니는 팀들이다. 부상이 불가피한 요소라면 탄탄한 선수층은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 고양과 선수단의 동기부여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두산은 세이부와의 첫 번째 연습경기 무승부를 통해 백업 선수들도 충분히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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