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어야 하는 경기인데…".
대전 시티즌 선수단이 아쉬움과 함께 투지를 되살렸다. 남해 전지훈련 첫 연습경기서 FC안양에 패한 탓이다.
대전 시티즌은 16일 남해스포츠파크 바다구장에서 열린 FC안양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실전을 방불케 한 뜨거운 열기 속에서 펼쳐진 이날 연습경기서 대전은 상대 김원민에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최근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대전은 이번이 전지훈련 연습경기 첫 패배다. 일본 구마모토에서는 지난 시즌 J리그 5위였던 윤정환 감독의 사간 도스, 그리고 지역 팀인 기라반츠 기타 큐슈, 로아소 구마모토 등과 연습경기를 치러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간 꾸준히 진행해왔던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서도 패배는 없었다.
김인완 감독 체제에서 당한 첫 패배인만큼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안색도 밝지 않았다. 특히 상대가 2부리그인 K리그팀이라는 사실이 선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대전의 한 선수는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며 쓴맛을 다셨다. "내가 잘못해서 진 것 같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군데군데서 들렸다. 저녁 식사 시간에도 분위기는 고요했다.
팀 내 최고참인 정성훈(35)은 "경기 전에 선수들한테 '지금부터 이기는 경기를 해야한다. 그래야 자신감이 붙는다. 이기는 버릇을 가지고 들어가야 절대 지지 않게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이기는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졌으니 그럴 만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가 잘못해서 진 것이 아니라 전체 선수들이 못해서 진 것이다. 경기는 잘 했는데 골 결정력이 없어서 졌다. 그러면 팀 분위기에 맞춰 정숙할 필요가 있다. 저녁 식사 시간에 조용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보고 (선수들한테)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예기치 못한 패배는 선수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안겼다. 하지만 때로는 승리보다 더 의미있는 패배도 있는 법. 새로운 체제 하에서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는 대전이 이번 패배로 투지를 품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소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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