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타의 겨울 보강, 박주영에 독 됐다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2.17 07: 49

셀타 비고의 박주영(28)이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라 리가 24라운드 헤타페 원정(1-3, 패)에서 벤치를 지키며 4경기 만에 결장했다. 단순히 한 경기 쉬어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팀 내 입지가 불안한 상황에서 이번 결장은 여러 측면에서 박주영에겐 찜찜하게 다가온다.
올 시즌 2골을 기록하고 있는 박주영은 그 동안 붙박이 선발 요원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돼 왔다. 실제 셀타 비고의 파코 에레라 감독은 최근 부진 속에서도 오사수나(30분), 발렌시아(6분)전에서 박주영을 조커로 투입하며 기회를 줬다.
그러나 이번 헤타페전은 달랐다. 후반 초반까지 1-3으로 끌려가던 에레라 감독은 이아고 아스파스를 빼는 대신 17살의 신예 산타 미나를 투입했고 후반 23분에는 마지막 교체 카드로 박주영이 아닌 마리오 베르메호를 택했다.

미나의 경우 처음 1군 스쿼드에 올려 기회를 주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만회골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박주영을 두고 최대 경쟁자인 베르메호 카드를 썼다는 점은 신뢰라는 부분에서 아쉽기만 하다. 
악재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다니엘 프라니치와 파비안 오렐라나 등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들어온 측면 자원들이 중용되면서 박주영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판 공격수인 아스파스가 최전방 공격수로 고정된 가운데, 박주영은 그 동안 중앙을 버리고 주로 좌우 측면 공격수로 기용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측면 미드필더인 프라니치와 오렐라나는 셀타 비고 이적과 동시에 박주영의 자리와 역할을 꿰찬 모습이다. 
실제 프라니치는 지난 발렌시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고 지난 시즌까지 셀타 비고에서 적을 뒀던 오렐레나 역시 임대 복귀해 이번 헤타페전에 선발로 나섰다. 박주영으로서는 경쟁자가 더 늘어난 셈이다.
물론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나고 이제 한 두 경기만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에레라 감독의 선택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전반기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던 박주영으로서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1월의 보강이 그 동안의 기회마저도 앗아가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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